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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기록 지워주자”는 교육부…가해자 60%가 혜택 본다

학폭 2호 정책숙려제 안건 올려
자치위 대신 학교장이 자율 해결
"가해자에 '면죄부' 될수도" 지적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 듣기로

  • 신다은 기자
  • 2018-11-08 12:00:00
“학폭 기록 지워주자”는 교육부…가해자 60%가 혜택 본다

교육부가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학생부에서 빼는 방안을 국민에 제안했다. 교육부의 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가해 학생 60%가량이 처벌 경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상 경미한 처벌(1·2·3호) 사실을 학생부에서 빼는 방안을 2호 정책숙려제 안건으로 냈다고 8일 밝혔다. 또 피해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 아래 학교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안도 함께 제안했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서 빼자는 의견은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시해왔다. 학교 현장에 경미한 학폭 사건이 많아 교원 인력 낭비가 심하고 가해자 보호 권리도 침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학생부 기재 때문에 학생들 간의 사소한 다툼이 학부모 간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교원단체는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을 소극적으로 처리하려는 일선 학교 특성상 이 같은 조치가 가해자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각 학교가 가해 학생에 내린 선도·교육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서면사과(1만8,238건·28%)와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1만2,193건·19%), 학교 봉사(9,900건·15%) 등으로 학생부 미기재 대상이 되는 1·2·3호 처벌조치가 63%(4만331건)를 차지했다. 지난 2016년과 2015년에도 1·2·3호 비중은 각각 2만7,000건과 3만건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학교폭력 사건의 60% 이상이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데 학생부 기록까지 삭제될 경우 사실상 처벌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행 학교폭력 조치가 너무 가볍다고 여겨 수사기관을 찾는 학부모들도 있다. 지난달 학부모 A씨는 자신의 아들을 포함해 후배 15명의 금품을 빼앗고 괴롭힌 중학생 가해자 3명을 인천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가해자 3명 중 2명이 3호에 해당하는 ‘학교봉사’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어 수사기관 고소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학교폭력신고전화(117) 신고 건수는 해마다 7만건에 이른다.

현행 학교폭력 처벌 조치가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및 재발 방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출석 정지나 학급 교체, 전학이 형식상 강도 높은 조치지만 학교 밖 폭력까지 통제하지는 못한다”며 “심각한 폭력이 주로 학교 밖 외진 공간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행 처벌조치는 징벌과 징계 둘 다 미흡한 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계·행정·민간·법률 전문가 및 학부모와 학생·학부모로 이뤄진 ‘전문가·이해관계자 참여단’을 꾸려 이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또 1,000명 대상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달 말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숙의 주체를 다양하게 선정했다”며 “학계와 행정전문가 명단은 결정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단은 10일 첫 토론모임을 가진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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