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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假化, 萬事成] 사이버현실의 부작용은     

메스꺼움·우울·방향감각 상실
장시간 노출 땐 뇌전증 유발도

  • 우영탁 기자
  • 2019-01-11 18:04:50
“어지러운데 벽에 팔이 부딪히니까 넘어질 뻔했어요. 마치 빈혈이라도 온 것처럼 핑 도는데 깜짝 놀랐어요.”

최근 친구들과 가볍게 술 한잔을 한 후 함께 가상현실(VR) 테마파크를 찾았다는 직장인 허진영(26)씨는 VR은 자신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총싸움게임(FPS)’를 했다는 그는 적을 찾아 나서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며 팔을 휘젓다가 벽에 부딪혀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 허씨는 “가상현실이 실제로는 제 눈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위험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며 “물론 손을 까딱까딱하는 것만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고 하나 막상 게임방에 들어가면 답답해서라도 몸을 움직이게 되는 만큼 여유 있는 부스 크기를 보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VR 콘텐츠·단말기가 잇따라 등장하고 대학가 등에 VR 테마파크도 생겨나며 이른바 ‘VR 열풍’이 일고 있지만 체험자들 중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 역시 늘어나고 있다. 김종윤 전북대 생체공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VR 3D 입체영상 노출에 따라 안구운동 불편 값, 메스꺼움 값, 방향감각 상실 값이 최대 9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우울·불안장애·주의력결핍 등 정신적 문제가 있는 이들은 VR 사용으로 위험한 수준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으며 연세대 바른ICT연구소는 VR 기기를 오래 사용하면 강한 빛, 선명한 화면 때문에 뇌전증(간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멀미다. 멀미는 흔히 시선의 움직임과 반고리관의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자동차 멀미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쳐다보거나 책을 보는 등 작은 객체에 시선을 집중할 때 멀미가 생기는데 시선의 정적인 움직임과 자동차의 흔들림에 따른 반고리관의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VR의 경우는 정반대다. 시각의 역동적인 영상과 반고리관의 정적인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아 멀미가 일어난다. 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뇌에서는 무지막지하게 흔들린다고 인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VR 개발자들은 가상현실의 동작과 실제 동작을 일치시키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멀미를 유발하는 영상지연을 줄이기 위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실제 움직임과 비슷한 반응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러를 개발하기도 한다. 지금처럼 머리 위에 쓰는 디스플레이 대신 가볍고 간편한 안경형 VR 단말기 역시 개발되고 있다.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도 VR·AR 이용 및 제작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야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한다’처럼 시각과 행동의 불일치나 어지럼증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소개됐다. 김군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 수석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VR 속 화면과 실제 동작을 같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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