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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유니콘'을 키우기 위한 조건들

<125> 실패서 배우는 기업가 정신
글로벌 네트워크·위기 대처 능력
성공한 유니콘기업들 공통분모
실패서 얻은 경험으로 새 기회 포착

  • 2019-03-20 17:32:46
  •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유니콘'을 키우기 위한 조건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한국은 O2O 융합 영역의 강력한 포지티브 규제에도 글로벌 5위의 유니콘 강국으로 등장했다. 바람직한 미래 유니콘 정책을 위해 현 유니콘 기업들의 공통분모를 개별 인터뷰를 통해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다.

첫 번째, 실패로 획득한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기회를 포착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전까지 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게임 산업의 본질을 봤다. 그리고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새로운 게임 영역에서 최초의 본격적 제품인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은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화장품 산업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그런데 당시 끼워 파는 곁다리 품목인 마스크팩의 고급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붙이는 고가 화장품 영역을 최초로 본격적으로 개척한 것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는 네오위즈라는 모태 기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감각을 키워 전단지 사업의 온라인화 기회를 포착했다. 모두 직접 혹은 간접적인 실패 경험으로 획득한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다는 공통점이 도출되는 것이다. 실패를 지원하고 공유하라는 것이 유니콘 정책의 첫째 교훈이다.

두 번째,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서 귀인을 만났다. 모든 산업에는 그 분야의 ‘이너서클’이 존재한다. 이너서클에 들어갈 수 있는 귀인을 만나는 것은 행운에 가까울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장 의장은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데 리처드 개리엇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 김 대표는 장 의장과 네오위즈에서의 인연으로 초기 창업에 큰 도움을 받게 된다. 권 회장은 중국의 레전드 투자를 한국 최초로 받게 되면서 탄탄한 중국 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꿈과 끼와 깡이 창업의 핵심이라면 귀인이라는 끈이 성장의 핵심이라는 공통분모가 도출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세 번째, 위기 대처 능력이 탁월했다. 모든 유니콘의 성공 과정은 결코 탄탄대로가 아니다. 계곡과 절벽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큰 시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추격해온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중국 관광객인 유커들로 인해 급성장했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락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권 회장은 이를 내부 신사업과 중국 현지화 합작으로 돌파했다. 김 대표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풍부한 자금을 등에 업은 경쟁사와의 힘겨운 싸움을 창조적 광고 전략으로 돌파했다. 장 의장은 거듭되는 실패를 자회사의 자율적 창조성을 바탕으로 돌파했다. 실제로 크래프톤 매출의 대부분은 모기업이 아니라 자회사인 펍지(PUBG)에서 창출되고 있다

네 번째, 글로벌 벤처 투자가 결정적이었다. 한국 유니콘 중 엘앤피코스메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토스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다. 심지어 대부분의 예비 유니콘들도 알토스벤처의 투자를 받고 있다. 알토스벤처의 대표인 한 킴이라는 걸출한 벤처 투자가가 없었다면 한국의 글로벌 유니콘 5위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투자 업계의 솔직한 진실이다. 참고로 알토스벤처는 한국의 벤처 투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모태 펀드 출자를 받지 않았다. 초기 투자를 알토스벤처가 담당했다면 유니콘 등극에 필요한 최종 투자는 싱가포르와 사우디와 손정의 비전펀드 등 국부펀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유니콘의 투자 분석에서 한국의 벤처 모태 펀드와 국부펀드인 국민연금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규제를 풀고 자율을 강화하라.

다섯 번째는 착한 리더십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피트니스클럽 등 최고의 복지로 직원의 자부심이 크다. 배달의민족에는 뜻하지 않은 재미가 넘쳐난다. 크래프톤은 자율적 문화를 함양하고 있다. 기업 비전은 공유되고 기업 정보는 개방되고 이익은 배분된다. 유니콘의 리더들은 착하고 재밌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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