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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과대포장 NO"...정육, 종이백 담고 청과세트는 보자기 없애

■'보이는 품격' 버리는 백화점
롯데, TFT통해 대대적 혁신 돌입
"명절 선물포장 등 쓰레기 안남아야"
크라프트지 완충재·종이테이프 등
온라인 배송 패키지도 대폭 개선
상품권 케이스는 친환경 용지로

  • 김보리,변수연 기자
  • 2019-04-28 17:50:37
  • 생활
[ECO&LIFE]'과대포장 NO'...정육, 종이백 담고 청과세트는 보자기 없애

#롯데백화점 식품관. 영광 법성포 자연풍에 말린 20미 굴비 세트. 중량 1.8㎏에 27~28㎝의 보기만 해도 군침이 뚝뚝 흐르는 굴비 2호의 가격은 65만원. ‘상’ 품질에 가장 귀하다는 굴비 선물세트지만 포장은 굴비를 엮은 얇은 종이끈과 아무런 꾸밈 없는 얇은 종이 박스가 끝이다. 선물 중의 선물이라는 법성포 굴비, 가격을 듣지 않았다면 고가라고 짐작할 수 없었던 정도다. 과거에 굴비 포장은 플라스틱 노끈에 스티로폼, 보자기, 갖가지 무늬가 새겨진 비닐 박스로 부피 역시 현재의 몇 배가 된 것과 대조적이다. 고객들조차 처음에는 예상보다 더 간소한 친환경 포장에 놀랄 정도였지만 이제는 “과대포장으로 죄책감이 들었다”며 인식이 변하고 있다.

전국에 지점이 가장 많다 보니 가장 선호하는 선물로 꼽히는 롯데백화점의 명절 선물세트. 탄탄한 제품력뿐 아니라 멋들어지는 포장도 선물세트를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었다. 내용물보다 화려한 포장으로, ‘보이는’ 품격이 가장 중요한 백화점 선물세트 역시 포장을 버렸다.

◇“명절 선물이 지나간 자리에 어떤 쓰레기도 남기지 않겠다”=“롯데는 많은 제품을 팔기 때문에 제품이 팔린 후 환경에 대한 큰 책임감도 필요합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올 초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백화점 대표가 임원회의에서 ‘환경’을 꺼내자 모두들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강 대표는 “올해는 친환경에 집중해야 한다”며 “제품을 많이 파는 만큼 이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면서 연초 바로 롯데쇼핑 내 친환경태스크포스팀(TFT) 발족을 주문했다.

롯데백화점의 명절 선물세트는 통상 전국적으로 100만개 정도 판매된다. 선물 포장이 워낙 다양하지만 한 번의 명절이 지난 뒤 롯데백화점 포장만으로도 작은 동산이 하나 만들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강 대표는 “롯데백화점 선물세트가 지나간 자리에 쓰레기가 남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ECO&LIFE]'과대포장 NO'...정육, 종이백 담고 청과세트는 보자기 없애
도상우 롯데백호점 식품 치프바이어가 친환경정육 종이백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제공=롯데백화점

유통업계도 환경에 대한 고민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아직은 기존 포장재를 유지하며 부분적 개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TFT팀을 통해 대대적인 혁신에 들어갔다. 골격은 과대포장을 간소화하면서도 기존의 플라스틱 대비 보냉을 더욱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고 이를 위해 가장 과대포장이 문제가 되는 정육 세트, 청과 세트, 포장재 테이프 등의 온라인 배송상품, 심지어 상품권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친환경정책에 들어갔다. 고객에게 인식을 심는 캠페인부터 사내 홍보, 포장 회수·리워드 프로그램까지 단발성이 아니라 종합적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선물세트 보냉백, ‘피크닉 가방·의류정리함’ 변신=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19일 백화점 업계 최초로 정육 포장에 종이 백을 도입했다.

전에는 랩으로 개별 포장된 상품을 스티로폼 트레이에 담고 랩으로 감아 비닐 백에 담았다면 이제는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의 트레이에 담아 랩으로 한 번 감싼 뒤 종이 백에 담아 준다. 외형과 소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쓰는 종이 백과 비슷하나 두께가 두꺼워 흐물거리지 않는다. 디자인에서 개발까지 3개월이 걸렸다.

비용은 기존의 두 배에 달하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도상우 식품부문 치프바이어는 “손님들이 비닐보다 종이 백이 더 고급스럽다고 하는 등 반응이 좋다”며 “비닐과 달리 핏물이 보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명절 선물세트의 포장을 크게 개선했다. 굴비 세트는 아예 끈부터 트레이, 겉 가방까지 모두 종이 소재를 활용하도록 했다. 정육 선물세트를 담는 보냉 가방은 피크닉 가방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어깨끈을 달았다. 이 보냉 가방의 전면에는 ‘의류, 장난감 정리’ ‘캠핑 야외활동시 사용’ 등 활용법이 적혀 있다. 10만원 이상 세트에는 모두 이 같은 포장이 적용됐다. 현재는 주력 상품인 20만~30만원대의 정육 선물세트에 적용됐지만 점차 저가 선물 세트에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배송 패키지·상품권 포장·PB매장에도 친환경 드라이브=롯데백화점은 소비자들이 친환경정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곳에서 친환경정책을 펼친다. 특히 선물의 경우 포장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친환경 TFT의 주도하에 3월 도입한 친환경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뒤 9월부터 온라인 배송 패키지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비닐 에어캡 대신 크라프트지로 만든 완충재를 사용하고 비닐 테이프도 섬유와 크라프트지를 합성해 만든 종이테이프로 대신한다. 기존보다 비용이 3배가량 들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만큼 도입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명절 선물세트도 친환경 포장 도입과 함께 포장 단계를 줄이는 쪽으로 진행된다. 정육 세트의 경우 보냉 백과 포장상자·밀폐용기 등이 다회용 소재로 바뀌었지만 ‘3중 포장’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포장을 개선하는 한편 청과 세트에 대해서도 보자기를 없애고 난좌(상품을 고정하는 판)를 종이 소재로 바꾸고 과일망은 색상을 제거하거나 생분해 재질로 바꾼다.

상품권 포장지도 기존의 합성지에서 무염소 표백 펄프의 친환경 용지로 바꾸고 자체브랜드(PB) 매장의 옷걸이를 종이 옷걸이로 바꾸는 등 전사 차원에서 친환경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보리·변수연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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