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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동력 잃은 '과이도 軍봉기'…우회 전법 외 묘수 없어

■베네수엘라, 트럼프 '외교 시험대'로
마두로에 등돌린 軍 거의 없고
反정부 시위대 규모도 기대 이하
볼턴 등 '모든 옵션' 엄포 놓지만
실제 군사적 행동엔 회의 시선
원유 등 세컨더리 제재하더라도
러 '親마두로 성향'에 위력 의문
대선 앞둔 트럼프, 장기화엔 부담

[글로벌 인사이드] 동력 잃은 '과이도 軍봉기'…우회 전법 외 묘수 없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과이도 의장을 앞세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문제는 미국 행정부가 초당적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사안으로, 내년 대선에서 백악관 사수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사회주의의 중추인물인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재선으로 가는 열쇠로 삼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정권의 향방을 쥔 군부가 여전히 마두로를 굳건히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된데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반정부시위가 예상외로 큰 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정책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오판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과이도 의장 주도로 세 번째 반정부시위가 벌어졌다. 전날 군의 봉기를 촉구했던 과이도 의장은 이날도 군부에 전향을 촉구하는 한편 군중 앞에서 총파업 동참을 호소하며 정권교체까지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가두시위’를 기대한 과이도의 의중과 달리 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수천명으로 지난 1월 6만명이 참가했던 대규모 시위에 비하면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마두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군 병력도 극소수에 그쳤다. 가디언은 “현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민간·군(軍)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과이도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과이도에게 호응한 고위급인사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 수장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한 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두로 축출을 위해 과이도에게 한껏 힘을 실어줬던 트럼프 정부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단단히 오판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反)마두로 세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중심인물들은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리아 철군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무력분쟁에서 발을 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새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실제 미 국방부 내에서는 참모진이 말하는 군사 옵션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이 군사개입보다 베네수엘라 은행과 기업들을 추가로 제재하거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미국의 원유 금수 제재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현금 확보를 위해 원유를 미국 대신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나 인도 석유재벌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같은 대형사에 팔기 위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분마저 ‘경제적 올가미’를 씌워 바짝 죌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러시아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정권을 붕괴시킬 만한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미국은 러시아와 쿠바 등 마두로 정권 측에 선 국가들을 향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하는 우회전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20년 대선을 바라보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마저도 장기전략으로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정책이다. 로이터는 “2020년 대선 때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일컬어지는 미 남부 플로리다에는 쿠바계 미국인들이 다수”라며 “백악관을 사수하려면 이들을 계속 자극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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