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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칼럼] 오사카 G20 정상회의와 한일 관계

인하대 교수·국제통상학
산업협력 필요성 커지는데
'최악' 한일관계 돌파구 안보여
정부, 소통창구 확대·정책 변화
건강한 관계 설정 노력해야

  • 2019-06-11 17:31:38
[정인교칼럼] 오사카 G20 정상회의와 한일 관계
정인교 인하대 교수·국제통상학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일본이 주최하지만 세계의 이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쏠리고 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통상마찰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항일 것이다. 주빈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난 5월 말 국빈으로 초청하고 또다시 G20 정상회의에서 ‘극진하게 모셔’ 미일 통상현안을 해소하고 자국 국민에게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5월 중순 도쿄에서 개최된 참가국 기업인들의 모임인 G20 비즈니스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 정책으로 자신의 집권기간 일본 경제가 10% 성장했고 일본 역사상 가장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음을 소개하고 미중 통상마찰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Brexit)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6월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야심 차게 밝혔다.

G20 모임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말 발생했던 태국발 동아시아 외환위기 수습을 위해 1999년 G20 첫 회의가 열렸다. 선진국 모임인 주요7개국(G7) 재무장관회의가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해 정례적으로 협의하고 정책조율을 해오고 있으나 범세계적 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G7 재무장관들은 세계 경제의 80~90%를 차지하는 국가 간 합의가 필요함을 절감하고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이 참여하는 G20 장관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G20 장관회의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브레턴우즈체제와 달러 패권을 기반으로 하는 오늘날 국제 경제시스템의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서브프라임 부실채권 부도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를 세계 경제에 던졌다. 이에 기존 G7 외에 우리나라·중국 등 신흥경제 12국을 포함한 19개 국가와 EU가 참여해 세계 경제 위기 극복을 논의하게 되면서 G20 정상회의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세계 경제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G20 국가들은 ‘동시다발적 경제부양’에 합의했고 각 회원국은 ‘21세기 뉴딜정책’이 될 정도로 금융과 재정을 포함해 가용한 재원을 총투입해 경기부양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10년 들어 세계 경제는 안정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의 씨앗이 잉태됐다. ‘가라앉는 미국’과 ‘떠오르는 중국’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달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리나라 외교당국의 고민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역대 최악 수준인 한일관계가 수년째 지속되고 정신대 문제, 강제노역 배상판결, 북한 관련 사항 등에서 양국 간 엇박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베 총리가 한국 배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 외교당국의 협조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구나 세계무역기구(WTO) 수산물 분쟁에서의 패소로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한 감정이 더 상했을 수 있다. WTO 분쟁해결기구(DSU)에 개혁 의제를 제기해 수산물 분쟁 패소에 물타기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간 의제를 찾기 어렵다.

한일관계가 어려울 때 우리나라에서는 ‘정경분리’ 원칙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일본은 이러한 원칙마저 수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와 기업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미 일본 기업들도 정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은 일본 기업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일본 기업과의 긴밀한 산업협력 없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재 세계 경제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하면 양국 간 산업협력의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한일관계를 고려해 외교부 1차관으로 일본통을 임명했다고 한다. 신임 외교부 차관이 대일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정부의 대일본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치적인 이해를 내려놓고 어려워지고 있는 대외통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건강한 한일관계를 설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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