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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네온 컬러를 안다면 당신도 '핵인싸'
부담스런 과거 '형광 패션'과 다른 것은?
'퓨트로'...기술이 이끄는 에너지와 연관
"네온 컬러 인기는 경제 침체 탓"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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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2019 F/W 런던 패션 위크에 나타난 형광 패션 /Ben Awin, HYPEBEAST

거리를 다니다 보면 형광색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한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강렬한 태양빛 아래 더 눈부신 형광색은 단숨에 시선을 확 사로잡았죠. 요즘 뭔가 안다는 ‘밀레니얼 세대 패피(패션 피플)’들은 바로 이 형광색에 주목합니다. 이번 ‘썸_레터’에서는 올 여름 가장 각광 받는 패션 컬러로 떠오른 형광, 즉 네온(Neon) 컬러가 유행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 네온 컬러를 안다면 당신도 ‘핵인싸’

연두색, 주황색, 노랑색 등 눈부신 네온 컬러가 올 여름 패션계를 강타했습니다. 14일 인스타그램에 ‘네온’을 검색하면 7만 개 넘는 사진이 나오는데, 헤어 염색에서부터 셔츠, 가방, 네일, 운동화 등 머리에서 발 끝까지 온통 네온 컬러가 점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트렌드’, ‘인싸패션’, ‘패피’ 등이 관련 단어로 뜰 만큼 ‘핫’한 키워드임에 틀림없습니다.

[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네온 컬러가 2019년에 뜨는 이유는?

[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방송인 박나래 인스타그램 캡처

트렌드에 민감한 연예인들은 다양한 네온 컬러의 코디를 선보이며 유행을 이끌고 있습니다. 인간 ‘네온사인’으로 불리는 방송인 박나래 씨가 대표적인데요. 그는 지난 5월 참여한 한 시상식에서 일명 ‘네온 슈트’를 입고 나와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의 화려한 드레스를 물리치고 시선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뮤직비디오나 해외 무대 등에서 네온 컬러를 포인트로 한 패션으로 강렬하고 열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인기몰이 중이죠.

네온 컬러는 해외에서 더욱 주목하는 색깔입니다. 프라다, 루이뷔통, 발렌시아가, 모스키노 등 주요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네온 컬러 스타일을 상품에 선보여왔습니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색은 돋보이고 싶은 전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오늘날 청춘을 상징하는 색으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 부담스럽던 과거 ‘형광 패션’과 무엇이 다를까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1937년 미국의 밥과 조 슈바이처 형제가 ‘데이글로’라 명명한 형광색 염료를 개발한 이래 네온 컬러는 10년, 20년을 주기로 사랑받아왔습니다.

네온 컬러의 전성기는 1960년대 ‘사이키델릭 패션’을 꼽습니다. 1960년대 미국 히피, 예술계 아티스트 사이 유행했던 다채롭고 강렬한 형광색 패션을 말하죠. 때문에 네온 컬러는 젊음과 자유분방함, 해방감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80년대 유행했던 펑크 문화, 90년대말~2000년대 초 유행했던 세기말 패션, 2008년을 휩쓴 복고풍 패션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2018 뉴욕 패션 위크를 장식한 네온 컬러 패션 / 로이터연합뉴스

[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셔터스톡이 2019 1위 색으로 꼽은 ‘UFO 그린’

올해 유행하는 네온 컬러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퓨트로(Futro) 트렌드’라 부릅니다. 퓨트로는 미래를 의미하는 ‘퓨처(Future)’와 복고를 의미하는 ‘레트로(Retro)’를 합친 말이죠. 앞서 언급했던 전통 패션 브랜드들은 올드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층에 소구하는 방법으로 형광색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여왔는데요. 이같은 현상이 바로 ‘퓨트로’입니다.

네온 컬러의 유행을 기술의 발달과 연관 짓기는 분석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상업용 이미지 전문회사 셔터스톡은 자사 이미지 픽셀 데이터와 다운로드 데이터를 대조해 전세계 유저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을 추출해 올해 초 발표했는데 △연두색 계열 유에프오 그린(#7FFF00) △주황색 계열 플라스틱 핑크(#FF1493) △자주색 계열 프로톤 퍼플(#8A2BE2) 순이었습니다. 셔터스톡 마케팅 책임자 루 웨이스는 “의식적이든 아니든, 우리가 어떤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컬러는 현재 패션이나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며 “오늘날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살펴보면 기술이 선두에 있고, 기술을 이끄는 많은 에너지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네온 컬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썼던 CNN은 과거 80년대와는 달리 직물, 염료 기술이 발달해 ‘아주 밝은 톤(Ultra bright)’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기분전환 효과”...네온 컬러가 뜨는 건 ‘경기 침체’ 때문?

현대 패션에 나타난 네온 컬러의 특성에 대해 연구했던 경남대 패션의류학과 권정숙 교수는 논문에서 “네온 컬러 부각의 중요한 경제적 배경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한 패션 구매심리 위축의 경향으로 파악된다”면서 “색채는 (사람의) 기분이나 기질, 의욕과 활력에 영향을 준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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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유행했던 컬러 패션 / retrowaste

권 교수는 네온 컬러 언급시 사용된 패션 잡지 및 기사, 서적 등에 나오는 어휘를 정리한 결과 ‘젊음, 여름, 강렬함, 생명, 정열, 신선함, 기쁨, 자연, 스포츠, 시원함, 상쾌함’ 등으로 나타났다고 했는데요. 고채도, 고명도인 네온 컬러는 그 자체의 생동감과 속도감으로 시각적으로 흥분과 자극을 주어 일종의 ‘유희’ 효과를 준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경기 침체기에 원색 또는 네온 컬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일종의 ‘기분전환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는 경제학에서 부르는 ‘립스틱 효과’와도 유사한 대목입니다. 경기 불황기에는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립스틱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기 쉬운 요즘, 네온 컬러 패션이 뜨는 것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피트니스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네온 컬러 유행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형광색은 스포츠 의류 브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이었죠. 캐주얼한 스포츠 스타일이 일상복까지 퍼지며 스포츠 웨어는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평가 전문 컨설팅업체인 브랜드파이낸스에 따르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패션 브랜드로 나이키가 2년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아이다스도 2017년 대비 2018년 브랜드 가치 평가액이 41%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죠. H&M, 유니클로, 랄프 로렌, 갭 등 전통 의류 브랜드가 하락세를 보인 것과 대조됩니다.

[썸_레터] '형광색'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나이키 홈페이지 캡처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 여름, 네온 컬러의 인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과거에는 난해하고 소화하기 힘들었던 네온 컬러가 특유의 에너지와 생동감으로 대세 컬러가 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네온 컬러 스타일링으로 기분 전환에 나서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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