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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탄소섬유·기능성 필름 집중타깃...비전략물자도 캐치올 적용

[日 이어 美까지...엎친데 덮친 한국통상]
■ 내달 2일 日 '백색국가 제외' 각의...영향받는 품목은
내달 하순부터 1,120개 품목 서약서 제출·개별허가 가능성
OLED 노광 장비·수소탱크 등 첨단소재 대체 쉽잖아 막막
RCEP·ARF 등서 한일 통상수장 만남 성사 여부에 주목

  • 황정원,강광우 기자
  • 2019-07-28 17:45:17
  • 통상·자원
日, 탄소섬유·기능성 필름 집중타깃...비전략물자도 캐치올 적용

일본이 기필코 수출관리상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할 것으로 전망돼 다음달 하순부터는 1,100개 수입품목이 직격탄을 맞을 상황에 처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개별 수출허가의 대상으로 한국의 대일의존도가 크고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탄소섬유 등의 미래먹거리를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여 산업계가 대체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외신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27일자에서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2일 각의에서 결정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으며 공포 뒤 21일 후인 8월 하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4일부터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같은 반도체 제조 관련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개별허가제로 전환했고 이후 국내 수입은 단 한 건도 없다.

◇1,120개 품목 서약서 제출·개별허가 받아야=만약 백색국가 제외가 현실화된다면 1,120개에 이르는 일본산 전략물자 등을 수입하려는 한국 기업은 ‘무기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서약서와 함께 사업내용 명세 등을 상세히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 ‘일반포괄’ 우대조치 때는 사전 심사 없이 포괄허가(3년에 한 차례)로 가능했으나 ‘특별포괄’ 대상이 됨으로써 개별품목을 수입할 때마다 수량, 목적, 용도, 최종 수요지까지 일일이 경제산업성에 알려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승인까지 최소 90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일본 정부가 인증 과정에서 수입을 불허하거나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120개 중 민감 품목 263개는 백색국가여도 개별허가이며 포괄허가였던 857개가 추가로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또 비전략물자 중에서도 군수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은 캐치올(상황허가) 제도가 적용된다.

◇첨단소재 등 집중 타깃 될 듯=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고 대체품을 찾기 힘들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첨단소재 및 전자 분야가 주 타깃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밀공작기계, 항공기·자동차에 쓰이는 탄소섬유, 기능성 필름ㆍ접착제 등 정밀화학제품 등의 품목이다. 이는 곧 반도체·디스플레이·미래차·배터리·스마트폰 등 전방위적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에 이용되는 노광 장비의 100%가 일본산이고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 역시 일본 도레이가 공급하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의 경우 지난해 일본산 수입 비중이 82.8%, 플라스틱제의 기타 접착성판은 58.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품을 찾으려고 유럽 쪽도 알아보고 국내도 수소문했지만 중소기업도 일본에서 수입해오고 있어 사실상 대안이 없다”고 막막해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수소경제·인공지능(AI)·로봇·의료·우주산업 등 4차 산업혁명과 태양광 관련 산업을 조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화학약품, 전자부품, 공작기계, 통신기기, 차량용 전지, 탄소섬유 등이 추가 규제 대상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日, 탄소섬유·기능성 필름 집중타깃...비전략물자도 캐치올 적용
여한구(왼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26일(현지시간) 중국 정저우 셰러턴호텔에서 열린 ‘RCEP 제27차 공식협상’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일 통상장관 만남 성사되나=
현재까지 일본은 우리 정부의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도 일절 응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다음달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를 계기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코 경제산업상이 RCEP 장관회의에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회담 가능성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란히 31일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지는 예단하기 힘들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후 두 장관이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 미국도 이번 ARF 회의를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 추진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산업부는 27일 중국 정저우에서 열린 제27차 RCEP 공식협상을 계기로 여한구 통상교섭실장이 일본 측 수석대표 4명과 한일 양자회의를 개최했다. 여 실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국제무역규범을 훼손하고 역내의 무역자유화를 저해한다”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RCEP 역내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수출규제를 즉시 철회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유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세종=황정원·강광우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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