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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따라 할 게 없어 일본 따라 합니까?” 선택근로제 격론 벌인 국회

野, 日 사례 거론하며 정산 기간 확대 주장
당정 "기존 제도 활용해도 충분"
김동철 "일하고 싶은 근로자도 제한? 국가의 월권"

  • 하정연 기자
  • 2019-08-02 17:00:38
  • 국회·정당·정책
[단독]“따라 할 게 없어 일본 따라 합니까?” 선택근로제 격론 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의 유연 근로제 관련 노사의견 청취 간담회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따라 할 게 없어서 일본 거를 따라 하려고 합니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때아닌 ‘일본’ 논쟁이 벌어졌다. 야권이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일본 사례를 거론하자 여당이 “왜 하필 일본 것을 가지고 얘기를 하시려고 합니까? 상황도 별로 안 좋은데?”라며 반발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선택 근로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했다. 경영계는 일본이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개월로 연장한 사례를 들어 우리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선택 근로제에 근로시간 상한선이 규정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건강권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與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로 충분”

2일 서울경제가 분석한 환노위 고용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달 15일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고용소위는 통상 비공개로 진행돼 회의록은 회의 이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확인 가능하다. 고용노동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자리는 결국 기업에서 나온다. 기업에서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는 것이지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쏟아부어 일자리를 만드는 건 지속적이지 않다”며 “기업과 노동자들 간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기업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선택적으로 근로 시간을 연장하는 건 기본적으로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기에 개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데, 집단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적합하지 않은 제도”라며 “게임 업체 같은 경우에는 탄력 근로제를 6개월 단위로 하면 많은 부분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을 굳이 늘리지 않고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고용소위 민주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한정애 의원도 “선택 근로제를 확대해달라는 것은 노동자의 요구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요구”라며 “집단적으로 노동 시간을 이렇게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는 건데 이는 탄력근로제를 통해서 해야지, 선택 근로제로 노동자에 선택권을 준다고 해놓고 실제로 사용자들이 와서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가세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확대 기간을 늘렸다고 해도 (노동자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거나 안 하겠다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며 “이를 필요로 하는 노동자도 있을 수 있고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자가 있을 수 있는데 연구직이나 IT 업계에서 필요하다고 하니 이 부분을 좀 열어준다고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도 “규제를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라며 “선택 근로제 하에서도 연장 근로의 한도는 정산 기간을 평균해 1주에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무제한적 노동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단독]“따라 할 게 없어 일본 따라 합니까?” 선택근로제 격론 벌인 국회

◇野 “선택 근로 원하는 근로자도 있다…정부의 월권”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도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예를 들어 20대나 30대 중에 젊었을 때 열심히 해 재산을 축적하고 싶은 이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 때문에 투잡, 쓰리잡을 뛰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럴 바에는 한 직장에서 일하게 하는 게 훨씬 낫지 않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용자도 원하고 근로자 당사자도 원하는데 왜 국가가 강제적으로 못하게 만들어서 다른 데서 알바를 뛰게 만들고 대리 운전을 하게 만드냐”며 “그게 국가가 할 일이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런 데 있어서는 노동부가 제도적 개선책을 갖고 와야 한다”며 “그렇게까지 일하고 싶다는데 젊었을 때 일해서 노년을 편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은 국가의 월권이자 권한 남용”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우리 산업 구조가 확 바뀌어서 제조직이 80년에는 29%였는데 2018년에는 20%로 9%가 떨어졌다. 연구 사무직은 80년에 14.6%였는데 2018년에 38%로 올라갔다”며 “연구 사무직이 제조직의 2배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는 탄력근로제를 하면 사실상 근로 시간과 관련한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를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제품 출시 직전 1~2개월은 아주 집중적으로 일하고 신제품이 출시되고 나면 구상도 하면서 냉각기를 갖는 게 필요하니 적어도 2개월은 선택 근로제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폭넓게 인정해줘야지 계속 법으로 강제하려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정은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로 관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노동부는 탄력근로제로 그 문제를 커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김 의원님은 탄력근로제를 해도 커버가 안 된다고 보는데 그 점에서 인식의 차가 있는 것 같다”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로사, 과로 자살이 정신 노동에서도 육체 노동 못지 않게 많이 나왔기에 저는 그런 관점에서 선택 근로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근로감독정책단장은 “선택 근로제는 악용 가능성도 있고 일 상한이 없어서 건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우려에서 오히려 지금 있는 제도로 최대한 활용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 탄력근로제 입법이 되면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 좀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무산된 논의…노동개혁특위 설치 가능성도

고용소위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입법은 이번에도 무위로 돌아갔다. 일각에서는 여야 3당이 노동현안을 다루는 국회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이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특위 구성 논의에 시간이 걸릴 뿐 더러 국회 내에 별도 특위를 구성하는 데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의원들도 많아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 환노위에서만 이야기할 수 없는 사안이 있지 않느냐”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특위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런 차원에서) 특위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한 바 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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