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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복동·주전장 ‘영혼 보내기’로 日과 맞서려는 네티즌들?

영화 ‘김복동’·‘주전장’ 상영관 확보 위해 영혼 보내기 확산
이전 다큐멘터리 영화 비해 높은 누적 관객 수 기록
“가치 소비 개념으로만 영화 소비하면 안 돼” 우려 나와

  • 신현주 기자
  • 2019-08-14 07:15:12
  • 사회일반

김복동. 기림의날. 광복절. 주전장. 영혼보내기. 대리예매. 독립영화. 위안부.

영화 김복동·주전장 ‘영혼 보내기’로 日과 맞서려는 네티즌들?
영화 김복동 포스터(왼쪽)과 최근 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영화 김복동 관람 운동 인증 해시태그(오른쪽). 해당 문구는 얼마 전 일본 불매운동 당시 사용했던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

‘#독립운동은 못 봤지만 영화 김복동은 본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SNS에서는 영화 ‘김복동’과 ‘주전장’에 대한 ‘영혼 보내기’가 한창이다. 영화예매 티켓과 함께 관련 해시태그(#)을 공유하는 영혼 보내기는 여건상 영화 관람이 불가능한 이들이 예매율을 높이기 위해 좌석을 구매하고 ‘영혼’만 대신 보내는 것을 뜻한다. 이미 영화를 관람했더라도 또다시 예매한 뒤 영혼만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해시태그 문구는 앞서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적 슬로건인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지난 10일 영화 김복동의 5개 좌석을 예매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상영 시간이 안 맞아 실제로 보긴 힘들 것 같아 영혼 보내기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의 수익 전액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쓰인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렇게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에 지지를 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혼 보내기에 동참한 또 다른 네티즌은 “첫 주 예매율이 높아야 영화 개봉관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영혼을 보내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1~2개 좌석을 예매해 소규모 영혼 보내기에 동참하는 네티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주전장’은 ‘대리 예매’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대리 예매란 대신 영화를 예매한 후 자신은 가지 않고 해당 시간에 영화 관람이 가능한 제3 자에게 무료로 표를 양도하는 것이다. 영화 주전장 개봉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전장 대리예매 나눔 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대리예매를 진행하는 한 네티즌은 “영화 감상 후 후기를 간단하게 쓰는 것이 나눔의 조건”이라고 내걸었다.

영혼 보내기 운동이 이렇게나 활발하게 펼쳐지는 이유는 꾸준한 예매율로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화 주전장의 영혼 보내기 예매 인증 글을 올린 네티즌은 “실제로 꼭 보고 싶었으나 생각 외로 시간이 적다”며 “일반 직장인들이 감상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 서울 내 70개가 넘는 멀티플렉스 3사 지점 중 14일 기준 영화 김복동을 상영하는 영화관은 27개 지점이다. 이 중 5개 지점을 제외한 모든 곳은 하루 한 번 영화를 상영하는데 대부분 오전 7~9시에 상영하는 조조 영화다. 서울 내에서 영화 김복동을 가장 많이 상영하는 메가박스 코엑스점도 5개 상영시간 중 3개가 조조 시간대나 익일 자정 이후에 상영되는 영화다. 개봉한 지 1주일 밖에 안 됐지만 스크린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셈이다. 영화 주전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영화 김복동·주전장 ‘영혼 보내기’로 日과 맞서려는 네티즌들?
최근 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영화 김복동 ‘영혼보내기’운동/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이러한 영혼 보내기 운동이 위안부 영화의 가치가 되레 훼손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 김복동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함께 했던 변영주 감독은 지난 8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영화 보러 갈 시간이 없으면 표라도 사서 돈이라도 내자’는 식의 티켓 구매는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면 불쌍한 할머니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김복동의 삶은 그런 삶이 아니다”며 “이 영화는 김복동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삶을 살았던 할머니를 동정하지 말고 깃발로 함께 만드는 관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각 지자체가 나서 무료상연 등으로 이들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14일 영화 김복동 무료 상영회를 여는 성남시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담은 영화를 학생들에게 교육 목적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다큐멘터리 장르의 독립영화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관심은 여느 상업영화 못지않다.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영화 김복동은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만3,000명을 돌파했으며 영화 주전장도 개봉 1주일 만에 독립·예술영화 좌석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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