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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접경 지키는데 우리 국경 못 지켜"...트럼프 재선에 흔들리는 한미동맹

트럼프, 동맹국 방위비 추가부담 강조 논리
방위비분담금 협정 앞두고 '대폭인상' 시사
전문가 "北, 美재선정국 활용해 南 압박할것"

'韓접경 지키는데 우리 국경 못 지켜'...트럼프 재선에 흔들리는 한미동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앞두고 폭탄청구서를 한국에 제시할 의사를 재차 시사했다.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앞두고 연일 대폭 인상 요구를 암시하면서 향후 한미 간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을 하던 도중 갑자기 “생각해봐라. 우리는 한국의 접경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국경은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이제는 그러고(우리의 국경을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장벽은 건설되고 있다”며 “우리는 2주 전에 승소했다”고 밝혔다.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국방 예산 전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미대법원이 지난달 26일 내놓은 판결을 거론하면서 불쑥 한국을 강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접경 발언의 배경에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유한 국가의 국경은 지키면서 자국의 국경은 신경 쓰지 못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는 동맹국의 방위비 추가 부담을 강조할 때 사용됐다 .

'韓접경 지키는데 우리 국경 못 지켜'...트럼프 재선에 흔들리는 한미동맹

앞서 그는 지난해 3월에도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에서 사회기반시설을 주제로 한 대중 연설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국경을 지켜주느라 수십억 달러를 쓰면서 정작 우리나라의 국경은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시 그러면서 “한국을 보라. 한국에는 경계선(군사분계선)이 있고 군인(미군)들이 장벽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그 대가를 제대로 지불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재선 캠페인 모금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했던 임대료 수금 일화를 소개하며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동맹을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이 향후 한국의 안보에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연합군사훈련 등 한반도의 평화를 지탱하던 한미관계가 ‘혈맹’의 개념에서 ‘비즈니스 동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미동맹이 금전적 이해관계에 좌우되면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을 문제 삼아 한국을 인도·태평양 구상에서 완전 배제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하는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위협적인 도발에도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두둔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동맹을 돈으로 계산하면 전통적인 동맹 가치관이 흔들리고 한미동맹이 과거와 같이 굳건할 수 없다”며 “한미동맹이 아직 근본적으로 흔들린다고 말할 순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을 경시하는 말과 행동이 계속되면 미국의 자산전략 배치, 핵우산 등 한미공조가 공고하게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韓접경 지키는데 우리 국경 못 지켜'...트럼프 재선에 흔들리는 한미동맹
조선중앙 TV가 지난달 26일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흔들리는 한미동맹을 악용해 한반도에서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는 데 있다. 재선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북한리스크 관리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 5월부터 KN-23을 비롯해 에이테킴스(ATACMS)급 추정 지대지미사일 등 남한을 겨냥해 위력적인 무력시위를 잇따라 감행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40여분 정도 걸려 추적·탐지가 비교적 쉬운 액체연료에서 10분 내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보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향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탐지·추적이 어려운 무기를 과시하며 한국의 안보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못할 게 없는 사람이고 북한은 이걸 계기로 한미 간의 고리를 끊어 한반도에 대한 주도권을 잡는 데 매우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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