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경제 · 금융  >  경제동향

[뒷북경제] 냉면 한 그릇에 9,000원인데 물가상승률은 0%?

체감물가는 2.1%, 지표물가와의 괴리 6년만에 최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
구매하지 않은 품목에 대한 체감은 어려워
세금 등 공공요금과 집값 상승도 주요 요인

  • 백주연 기자
  • 2019-09-07 10:00:03
  • 경제동향

뒷북경제, 물가상승률, 체감물가, 소비자물가, 건강보험료, 아파트

[뒷북경제] 냉면 한 그릇에 9,000원인데 물가상승률은 0%?

9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지난 여름 더운 속을 시원하게 해줬던 냉면이나 콩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기억나시나요. 올해 4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서울 지역 냉면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오른 8,962원이었습니다. 비빔밥도 한 그릇에 8,731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 라는 푸념이 피부에 와 닿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집계한 8월말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0.05% 하락해 지난 1965년 통계 집계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입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는 의미인데요. 반면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인식은 2.1%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체감물가인식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물가상승률과의 격차는 2013년 10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소비자물가는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종의 가격변화를 평균해 반영하지만, 체감물가는 소비자 개인이 접하는 몇몇 품목의 가격변화에 좌우되는 탓인데요.

[뒷북경제] 냉면 한 그릇에 9,000원인데 물가상승률은 0%?

◇최저임금 인상으로 미용실·식당 등 서비스물가 상승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차이가 큰 요인으로는 서비스물가의 상승이 꼽힙니다. 국민들은 일상에서 접하는 개인서비스 관련 비용을 직접적인 물가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제도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식당·미용실 등에서 인건비가 상승했다”며 “상승분이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7월 30개 다소비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들 품목의 평균 구매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상승한 12만 4,953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상위 5개 품목으로는 고추장(3.1%)과 케첩(2.8%), 소시지(2.8%), 햄(2.6%), 오렌지 주스(2.6%)가 포함됐죠. 특히 햄은 지난 3월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고추장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지난 4월 대표 장류 제조사인 대상이 원재료,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평균 7.1% 인상한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뒷북경제] 냉면 한 그릇에 9,000원인데 물가상승률은 0%?

◇국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상품도 물가상승률 계산에 포함

일반 국민들의 소비가 많지 않은 품목들이 지표물가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국민들은 자신이 구매하지 않은 품목의 가격 변화는 체감하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표물가인 물가상승률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하지만, 최근 국민들의 소비행태를 보면 필수 지출 이외에는 소비가 둔화됐습니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GDP 지출 자료에서도 민간 소비는 주류·담배·오락문화 등 개인의 기호 품목 부문에서 모두 감소했습니다. 경기불황으로 취업난과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돈을 줄이는 모습입니다. 의료·보건비와 교육비 부문만 개인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이나 비누 등 공산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 지표로는 물가가 낮아진 것으로 반영되지만, 국민들이 해당 제품을 사지 않으면 체감물가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원리입니다.

[뒷북경제] 냉면 한 그릇에 9,000원인데 물가상승률은 0%?

◇건강보험료 등 인상하면 가처분소득 감소로 인식

세금 등 공공요금과 집값 상승 등도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차이가 나는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건강보험료가 인상되고 양도세 등 세금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크게 느꼈다는 분석인데요. 한은의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42.1%가 공공요금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전월대비 6.4%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물가상승률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아파트값

아파트 가격 상승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거래가 둔화하고 재건축도 어려워지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추세 입니다.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집값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전월대비 2.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 구매는 투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