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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만 열었는데 80% 할인...불황에 '리퍼브홀릭'

롯데아울렛광교점 '프라이스홀릭'
TV·냉장고서 분유·기저귀까지
단순변심·미세 흠집제품 파격할인
실속파 고객 늘며 시장 1조 규모
이커머스도 전문 테마관 운영

  • 허세민 기자
  • 2019-10-29 17:25:59
  • 생활
박스만 열었는데 80% 할인...불황에 '리퍼브홀릭'

#59만원 짜리 다이슨 무선청소기가 11만원. 189만원 짜리 LG스타일러가 119만원. 25만원짜리 테팔 냄비 세트가 단돈 6만원.

29일 롯데 아울렛 광교점에 문을 연 ‘리퍼브(Refub)’ 전문점 ‘프라이스홀릭’은 최대 80%에 달하는 할인 폭에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스 채로 어지럽게 진열되어 있지만 “리퍼브 상품이 정상품의 품질과 다를 바 없다”며 눈에 불을 켜고 고르는 득템 전쟁이 펼쳐졌다.

리퍼브 전문점이 유통가의 핵심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불황에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낮아지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정상 제품에 준하는 리퍼브 상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과거 리퍼브 상품은 가전과 IT 제품을 찾는 일부 소비자들이 찾았다면 몇 년 사이 리퍼브가 보편화되면서 대형 유통업체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대 80%까지 싸게…롯데 아울렛 광교점 전문 매장 오픈=리퍼브는 ‘새로 꾸미다’라는 뜻을 지닌 ‘리퍼비시(Refurbish)’의 줄임말.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품 △제조·유통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난 제품 △단기 전시용으로 사용했던 제품을 보수 및 재포장한 제품 등을 뜻한다. 포장 박스에 흠집이 난 것도 리퍼브 상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미 사용된 적 있는 중고품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럼에도 정상 제품으로서의 상품 가치는 훼손됐기 때문에 재판매 시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다. 할인율은 90%를 넘기도 한다.

이날 롯데 아울렛 광교점은 1층에 100평 규모의 리퍼브 상품 전문 매장을 열었다. 지난 10월 초 롯데 아울렛 광명점에 30평 규모로 개점한 리퍼브 전문 매장 ‘리씽크’의 매출이 목표 대비 100% 신장하며 성공을 거두자 매장 크기를 대폭 늘린 전문 매장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곳에서는 온라인몰이나 홈쇼핑 등에서 단순 변심으로 교환, 반품된 상품을 판매한다.

프라이스홀릭 매장의 모든 제품은 정상가 대비 최소 10%, 최대 80%까지 할인된다. 판매 품목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값비싼 대형가전에서부터 밥솥, 믹서기, 전기히터 등 소형가전과 후라이팬, 수입식기 등 주방용품을 아우른다. 유모차, 분유, 기저귀 등 유아용품과 의류, 골프용품도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불황이 키운 1조원대 리퍼브 시장=리퍼브 제품은 ‘불황형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1조원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리퍼비시 전문 유통회사로는 AJ전시몰, 비전코퍼레이션, 올랜드아울렛 등이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TV를 구입한 후, 단순 변심으로 반품하면 해당 TV는 제조업체로 회수되고 리퍼비시 전문업체에서 제품의 성능 등을 검수한 뒤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리퍼브 제품은 환불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현철 롯데백화점 식품리빙부문 치프 바이어는 “홈쇼핑에서 시행하는 반품 정책과 제품을 실제로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몰에서의 쇼핑이 늘어나면서 3~4년 사이에 리퍼비시 시장이 대폭 성장했다”면서 “프라이스 홀릭에서는 제품이 사용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예외적으로 환불 등 반품 처리를 해준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수요 급증…이커머스도 ‘리퍼데이’=리퍼브 상품은 가격대가 높은 가전제품을 위주로 수요가 높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도 중고 제품과 함께 리퍼브 상품 테마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주로 노트북, 데스크탑, 모니터 등 디지털 가전 제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특정일에 리퍼브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도 있다. 티몬은 매달 24일을 ‘리퍼데이’로 고정하고 90%가 넘는 할인가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에 진행된 리퍼데이에는 앞선 9월보다 규모를 키워 총 580여 종, 27만개 물량을 풀었다. 이는 올 1~9월 티몬에서 리퍼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0% 상승하는 등 소비자 호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퍼 제품이 새 상품과 다를 바 없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부 전문업체를 시작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과 이커머스업체까지 리퍼브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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