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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30년전 테제베 도입 취재했는데...이젠 佛이 기술 요청"

[서경이 만난 사람]

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서 테스트 해보고 싶다고 줄 서

높아진 위상 실감...감격스럽고 뿌듯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활짝 웃고 있다. /오승현기자




언론인 출신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0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지금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출입했다. 당시에는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테제베(TGV)의 국내 도입 논의가 오가던 때라 회사의 지시로 테제베 취재를 위해 1주일간 머물렀던 일이 있다. 박 장관이 한국에서 테제베 취재를 위해 왔다고 하니까 현지 정부 관료들이 1주일 내내 거의 테제베 타는 일정만 잡아주더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지 않을 때다 보니 ‘(한국에) 이런 것은 없지’ 하는 우월감으로 ‘눈으로만 보고 가라’는 ‘갑’의 입장이 아니었겠느냐”는 게 박 장관의 회고다.

그런 박 장관이 최근 세드리크 오 프랑스 경제재정부 및 공공활동회계부 디지털 담당 장관을 만났다. 오 장관이 한국계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오 장관을 통해 프랑스가 한국의 5세대(5G) 이동통신기술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가 테제베 기술을 수입했던 을의 입장에서 30년 만에 5G 이동통신기술을 수출하는 갑의 위치에 서 있다는 사실에 박 장관은 테제베 취재 시절을 떠올리며 “감개무량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테제베를 가지고 어깨에 힘을 줬던 프랑스가 이제는 우리나라에 5G 등 핵심기술 협력을 ‘부탁’하고 있는 셈이다. 박 장관은 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느낀 소회를 묻자 “정말 뿌듯하고 감격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프랑스가 우리나라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기술 패권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박 장관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한 만큼 테스트베드 국가로 손색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에릭슨이나 노키아 등과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한국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며 줄을 서 있다고 한다. 최고의 기술력, 5G 세계 첫 상용화라는 인프라, 100만이 넘는 5G 가입자 등을 두루 감안하면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구애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중기부가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주무 부처다 보니 다른 부처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도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선진국가의 글로벌 기업들과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부 분위기도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실장이 취임할 때다. 차 실장은 세계 최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 출신이다. 박 장관이 내부 실장급 회의에서 최신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정통한 차 실장을 “중기부의 최고기술책임자(CTO)”라고 소개했다. CTO는 민간기업에서 쓰는 직책이지만 차 실장이 외부 출신인데다, 중기부 자체를 생동감 넘치는 ‘기업’처럼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었다. 그런데 금세 옆에 있던 몇몇 국장이 “그럼 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라고 소개해야 하느냐” “나는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로 불러달라” 등의 말로 맞받아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고 한다. 공직을 맡은 기간은 7개월로 짧지만 4선 의원의 관록을 지닌 박 장관이 보이고 있는 중기부의 변화는 예상외로 빠르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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