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사회  >  사회일반

[서초동 야단법석] 검찰개혁안, 법무부보다 검찰이 '한 수 위'?

수사부서 폐지·기자 접촉금지…법무부 개혁안 두고 논란 지속
"부장급으로 재산공개 확대" 검찰발 8차 개혁안은 상대적 호평

  • 오지현,조권형 기자
  • 2019-11-30 09:00:04
  • 사회일반
[서초동 야단법석] 검찰개혁안, 법무부보다 검찰이 '한 수 위'?
이원석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부장검사 보임 대상자로 인사·재산 검증 확대’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접수사 부서 폐지, 형사사건 공개 금지, 수사상황 사전보고…….’

법무부발(發) 검찰개혁안이 지속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8번째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검찰개혁을 두고서도 이를 주도하는 법무부와 개혁의 타깃이 된 검찰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개혁안 제시를 주문한 뒤로 꾸준하게 개혁안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개혁안들은 실무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고, 즉각 시행 가능한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검찰은 10월1일 △3개 검찰청 외 특수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등 3가지 안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7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11가지 개혁안을 제시했다. 공개소환·심야조사·검사장 전용차량 폐지 등 대부분의 개혁안이 발표와 동시에 즉시 시행됐다.

가장 최근에는 일선 검사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차장검사 이상에만 시행됐던 재산 및 인사 검증을 부장검사로 확대했다. 넥슨으로부터 100억원대 주식을 뇌물로 받았던 전 검사장인 ‘제2의 진경준’을 막겠다는 취지다. 앞으로는 부장검사에 대한 재산·인사 검증이 법무부를 통해 상설화된다. 검증 항목은 병역기피, 탈세, 불법재산 증식, 위장전입, 음주운전, 성범죄 등이고 검사로 신규 임용됐을 때부터 검증받는 시점까지가 기간이다. 검찰은 이미 부장검사로 보임된 사법연수원 31~33기 검사 270여명에 대해서도 재산·인사 검증을 시행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초동 야단법석] 검찰개혁안, 법무부보다 검찰이 '한 수 위'?

반면 법무부가 내놓은 개혁안들은 매번 논란에 휩싸였다. 김오수 차관(장관직무대행)이 문 대통령에게 연내 추진 검찰개혁 과제 중 하나로 보고한 전국 검찰청 41개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가 일례다. 폐지 검토대상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조세범죄조사부·방위사업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 등 비교적 최근 설치된 부서들도 포함됐다. 이에 공정위·국세청 등 유관 기관과 오랜 기간 협상과 공조를 통해 확대해온 검사의 전문분야 수사역량이 사장되고,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주요사건 수사에 대해 법무부가 검찰의 보고를 받게 한다는 내용도 비판을 받았다. 정치권력이 수사에 개입할 위험을 키워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전신격으로 지난해까지 활동했던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대검 검찰개혁위는 “그동안 구체적 사건에 관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행사와 각급 검찰청의 장의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보고 등이 부당한 수사 외압의 통로가 되어왔고, 검찰 내부에서의 부당한 수사 개입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어왔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초동 야단법석] 검찰개혁안, 법무부보다 검찰이 '한 수 위'?
/연합뉴스

이에 더해 법무부는 기자와 검사·수사관의 접촉을 금지하고 수사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을 금지하는 공보규칙을 시행하기로 했다.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기로 한 것이어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법무부는 이 같은 조항을 넣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전문 공보관이 아닌 검사 또는 수사관은 담당하는 형사사건과 관련해 언론과 개별적으로 접촉할 수 없고 기자의 검사실·조사실 출입도 금지된다. 또 형사사건의 구두 브리핑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공보자료와 함께 해당 자료 범위 내에서만 구두로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티타임’으로 불렸던 검찰 수사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이 사라지는 것이다.

[서초동 야단법석] 검찰개혁안, 법무부보다 검찰이 '한 수 위'?

기자단에서는 ‘검찰 발표를 받아만 쓰라는 것이냐’며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검사·수사관 접촉금지 조항의 경우 사인 간의 만남을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기자의 자유로운 취재활동도 봉쇄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미 검사들은 기자를 만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앞으로는 만남이 어렵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하되 혐의사실 공개는 하지 않는 등 공보규칙대로 엄격하게 이뤄졌던 티타임을 없애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 사건의 진행사항에 대해 검찰이 발표하는 내용 이상을 알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앞으로는 검찰이 대형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에 대한 언론의 견제·감시 기능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법조 출입기자단은 다음주부터 법무부 앞에서 시위에 나서는 방안과 이번 규정에 대한 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오보를 한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한 검찰청 출입제한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한 조항은 규정에서 삭제했다. 앞서 오보 또는 인권침해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검찰의 자의적 판단으로 언론 취재를 봉쇄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오지현·조권형기자 ohj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