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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동십자각] 총리의 약속

정영현 정치부 차장





개각설이 무성하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는 ‘원 포인트’ 개각이 지난 5일 단행됐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 국정 분위기 쇄신과 내년 4월 총선을 위해서는 추가 개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적 여유도 별로 없다.

단연 관심사는 내각 수장인 국무총리 인사다. 교체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낙연 총리가 이미 지난 10월28일 직선제 이후 최장 재임 기록을 세운데다 본인 스스로 이제는 정치권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어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총리가 돌아와 총선에서 모종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후임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을 두고 찬반 목소리가 오가고 있기는 하나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새 총리를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점은 이 총리의 최근 주말 동선이다.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 현장을 방문했다. 6월 서울 총리공관을 방문한 유해발굴단 장병들이 이 총리에게 현장 방문을 요청했고 당시 이 총리는 재회를 기약했다. 해를 넘기지 않고 장병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같은 달 23일과 30일에는 각각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과 경북 상주 곶감 유통센터를 찾았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농업인들의 우려가 커지자 이 총리는 “농업 현장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주말에는 이른 아침 대구로 내려가 독도 헬기사고 순직 소방대원들의 빈소를 조문했다. 10월 사고 이후 세 번째 대구 방문이었다. 오후에는 강원 삼척의 태풍 이재민 임시 거처를 찾았다. 이 총리는 두 달 전 삼척 이재민들을 만난 후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었다.

이 총리는 긴 재임 기간만큼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 내각에서는 ‘쓴소리 총리’ ‘만기친람 총리’ 등으로, 국회에서는 ‘사이다 총리’로 불렸다. 총리 공관을 다녀간 사람들에게는 ‘막걸리 총리’로 회자됐다.

이들 별명도 각각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이 총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약속을 지킨 총리’로 기억되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약속에 대한 개인적인 강박관념이 작용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국민과의 크고 작은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야말로 내각 수장으로서 ‘책무 완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가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약속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미완의 약속은 후임 총리에게 꼭 인계되기를 바란다. 이에 더해 후임 총리는 누가 언제 되든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보며 국민들과의 약속을 ‘더 잘’ 지켜나가기를 미리 기대해본다.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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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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