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빅토리아 폭포
193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농장에서 살던 영국계 소년 피케이(PK)는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다. 기숙학교에 들어간 PK는 독일계 백인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학교를 옮긴 PK는 할아버지 친구였던 독일인 박사 닥에게서 인생을, 원주민 흑인으로부터는 복싱을 배운다.

국적과 인종 차별에 눈을 뜬 그는 흑인을 위한 야학을 차리고 편 가름을 없애기 위한 운동에 뛰어든다. PK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빅토리아 폭포를 찾은 PK는 자연의 웅장함에 압도되면서도 작은 물방울에 주목한다. 폭포도 한 방울의 물로 시작된다며 기꺼이 하나의 작은 물방울이 될 것임을 결심한다. 변화는 여러 사람이 함께해야 가능하지만 시작은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존 G. 아빌드센 감독의 1992년 영화 ‘파워 오브 원’의 내용이다. PK에게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 빅토리아 폭포는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1855년 발견했다. 폭포 이름은 당시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땄다. 아프리카 남부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을 가르며 인도양으로 흘러가는 잠베지 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다. 이과수· 나이아가라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히며 ‘아프리카의 꽃’으로 불린다. 원주민들은 천둥이 치는 연기라는 뜻의 ‘모시 오아 툰야’라고 부른다.

그런 빅토리아 폭포가 말라가고 있다. 100년 만의 가뭄에 유량은 1977년의 60분의1로 급감했다. 절벽이 드러날 정도다. 분당 5억ℓ의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 1,676m, 최대 낙차 108m의 세계에서 가장 긴 폭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됐다. 폭포에서 북동쪽으로 450km 떨어진 마나 풀스 국립공원도 황무지로 변해 먹이와 물을 찾지 못한 동물들이 널브러져 있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에드거 룽구 잠비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라고 통탄했다. 이미 남아프리카는 기후변화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4,500만명이 식량 원조를 필요로 한다. 이대로라면 식량을 찾는 대규모 유럽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간의 탐욕에 속절없이 꺾이는 것은 ‘아프리카의 꽃’뿐일까. /김영기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요 뉴스
2020.06.06 15:47:11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