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정치  >  통일·외교·안보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두자릭 대변인, 브리핑서 실무협상 재개 촉구
"외교적 관여가 한반도 평화·비핵화 유일한 길"
트럼프 '로켓맨' 소환…北 '망령든 늙다리'로 맞불
"잃을 게 많을 것" 협박엔 "잃을 것 없다" 맞서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교육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3일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 참석한 모습./연합뉴스

북미의 말싸움이 2년 전 ‘강 대 강’ 대립 국면 수준으로 거칠어지자 유엔이 다시 양측에 진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은 “외교적 관여 만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협상 재개를 거듭 요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할 것과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라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요구를 재차 되풀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와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언급에 대한 질의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외교적 관여가 한반도에서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2017년 9월 유엔총회에서 상호 비방 전면에 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EPA연합뉴스

2년전 북미 말 폭탄 무대 됐던 유엔총회장

북미 및 남북이 대화 국면에 들어서기 전인 2017년 하반기 북미 양측의 말싸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점입가경이었다. 특히 같은 해 9월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열린 유엔 총회장에서 북미는 상호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재차 김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칭하며 “로켓맨은 그와 그의 정권에 대한 자살 미션을 하고 있다”는 노골적인 말로 공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껄끄러운 방미를 단행했던 리용호 외무상은 적극적인 맞받아치기 전략에 나섰다. 그는 입국 첫날 기자들에게 마가렛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구절인 “개는 짖어도 행렬은 나간다”를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개소리”라고 맞불을 놓았다. 이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투전꾼’ ‘악(惡)의 대통령’ 등의 폭언을 작심하고 쏟아부었다. 리 외무상의 발언에 즈음해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 성명을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망령 든 늙다리’라고 모욕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했다”고 이례적 성명 발표 배경도 밝혔다.

그 이후에도 상호 말 폭탄은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핵 버튼의 크기가 더 크다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한반도를 공포에 떨게 했다.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싱가포르 만남 후 서로 깍듯했던 북미

하지만 지난 해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만난 이후로는 비난을 멈추고, 급격히 화기애애해졌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극존칭을 사용했고, 미국 역시 ‘위원장’이라는 공식 호칭을 사용했다. 정상 간 신뢰를 강조하는 발언도 부쩍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믿을 수 있다” “좋은 사이” “친구”라는 표현을 수시로 사용했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에도 북한은 미국에 대한 비난을 최대한 자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났을 때도 “각하께서 한 발자국 건너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되신다”고 깍듯하데 대했다.

하지만 북한은 협상 재개가 제대로 되지 않자 자체적으로 정한 ‘연말’ 협상 데드라인을 앞세워 미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초대형 방사포 등 무기 성능 시험을 과시했고,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함으로써 남북 군사합의도 위반했다. 지난 7일에는 미사일·엔진 발사시험장인 동창리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고도 밝혔다.

'위원장·대통령' 존칭 사라진 북미 말싸움…유엔 '외교가 해법'

돌아온 ‘로켓맨’ vs ‘망령든 늙다리’

탄핵이라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과 주민들에게 보여줄 대외 성과가 없는 김 위원장 모두 서로 양보 없이 초조한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로켓 쏘는 걸 좋아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북한을 자극했다. 자신들의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을 용납하지 않는 북한도 “망령 든 늙다리”를 재소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 없이 “김정은”이라고 부르자 북한 역시 ‘대통령’ 없이 “트럼프”라고 맞받았다. “잃을 게 많을 수 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는 “더 이상 잃을 것 없다”고 맞불을 놨다. 2년 전처럼 ‘강 대 강’ 말싸움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한 외부의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북핵 전문가들은 동창리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외교가에서는 현상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협상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협상은 종종 거친 수사와 무력시위가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려는 당연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는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또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이 미국이 심각하게 대응할 정도의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2017년의 ‘화염과 분노’로 돌아가는 것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