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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바이오&ICT
규제에 멈춘 韓 타다...동남아 타다는 고속질주

규제피해 동남아 진출한 '타다'

이용자 50만명 투자유치도 받아

공유숙박.헬스케어 등 스타트업

국내 서비스 힘들자 줄줄이 해외로





모빌리티와 공유숙박·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스타트업들이 국내 규제로 인해 줄줄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혁신 기조와 달리 현실에서는 규제의 덫이 이어지자 서비스를 실제로 펼칠 수 있는 무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서비스인데도 국내에서는 막히고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정반대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2면

10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운영사 VCNC)’가 규제와 소송에 막혀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한 것과 달리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또 다른 ‘타다(운영사 엠블랩스)’는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다. 같은 명칭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두 스타트업이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국내에서 사업을 하느냐, 규제에서 자유로운 해외에서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셈이다.

엠블랩스의 타다는 최근 56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이지식스’라는 차량예약 플랫폼에서 시작한 엠블랩스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현재는 동남아 3개국(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에서 약 50만명의 이용자와 6만명의 드라이버들이 타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엠블랩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 타다가 렌터카를 활용하는 승차공유 사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과 달리 베트남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대로 국내에서 이용자 145만명을 구축한 국내 VCNC의 타다는 타다금지법 탓에 사업을 접어야 할 수 있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공유숙박과 헬스케어 등 다양한 신산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일본에서 공유숙박 시장을 활성화하며 성장 중인 반면 ‘한국판 에어비앤비’로 평가받으며 한때 정보통신기술(ICT) 유망기업에까지 선정됐던 공유숙박 업체 ‘다자요’는 농어촌민박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또 반지형 심장질환 모니터 기기를 출시할 계획인 스카이랩스는 국내에서 원격진료가 불가능해 처음부터 영국에서 임상을 진행해 제품 판매도 내년 유럽에서 시작한다. /백주원·권경원기자 jwpaik@sedaily.com



日 진출한 숙박공유 ‘H2O’ 객실만 4,500개…한국선 ‘불법’ 딱지


■규제에 멈춘 스타트업 해외선 질주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먼저 펼치게 된 원인은 결국 ‘규제’다. 카풀·렌터카 활용 호출 등이 모두 막힌 모빌리티 산업부터 빈집을 활용한 숙박이 허용되지 않는 공유숙박업, 의료 정보를 의사에게 원격으로 보낼 수 없는 헬스케어 산업까지 다양한 규제가 쌓여 있다. 업계에서는 20세기에 만들어진 법이 새롭게 태어나는 21세기 산업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남아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엠블랩스는 규제를 피해 국내가 아닌 싱가포르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동남아 타다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거래 기록과 주행 기록, 운전기사 평가 등 핵심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통해 연결하는 식이다. 특히 그랩과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이 운전기사에게 약 30%의 수수료를 청구하는 것과 달리 동남아 타다는 ‘제로(0) 수수료’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규제로 사업의 첫발을 떼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엠블랩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을 통해 수수료를 줄이고 싶어도 당시 ‘암호화폐공개(ICO)’가 금지돼 있어 사업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ICO를 허용하고 있고 블록체인 사업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렌터카 기반 운송 영업 역시 만약 국내였다면 VCNC의 타다처럼 어려움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엠블랩스는 롯데렌터카 베트남 현지 법인과 손잡고 렌터카와 직접 고용한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형태로 ‘타다’를 운행 중이다. 렌터카 업체가 직접 고용하느냐, 별도의 파견업체에서 알선받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운전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국내 타다와 동일하다.

롯데렌터카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법인에서 타다뿐만 아니라 그랩에도 렌터카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의 그랩이나 타다는 택시 기사가 하는 호출 서비스와 렌터카 업체에서 차량과 기사를 제공하는 두 가지 형태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이외에 공유숙박 산업 역시 국내와 해외의 상황이 확연히 갈린다. 국내에서 농어촌 지역의 빈집을 장기 임차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민박으로 운영하는 숙박 스타트업 ‘다자요’는 농어촌민박업 규제에 걸려 불법으로 내몰렸다. 결국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접고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주주를 대상으로만 열어둔 상태다.

반대로 일본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는 연일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있다. H2O도 다자요처럼 건물이나 방의 관리·운영을 소유주에게 위탁받아 리모델링한 후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하지만 집주인 거주 의무 규정이 엄격한 국내와 달리 일본은 지난해 ‘신민박법’을 통해 주인이 살지 않는 집을 관광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합법화했다.

그 결과 H2O는 올해 11월 말 기준 4,500여개 객실을 운영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내년엔 운영 객실 수가 1만개를 넘어설 예정이다. 매출 역시 당초 올 한 해 목표였던 135억원을 이미 지난 10월(150억원)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관광 활성화 목표를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유휴 부동산의 운영률을 높일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헬스케어 업체인 스카이랩스는 국내 의료법에 막혀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려 진출한 사례다. 스카이랩스는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면 부정맥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기 ‘CART’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광센서와 전자센서를 활용해 심장박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의료진에게 전송한다. 기기에서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에서 병원으로 의료정보를 전송할 수 있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법으로 스마트폰에서 병원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마지막 단계가 막혀 있다.

이에 따라 스카이랩스는 국내가 아닌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의 초청을 받아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인 ‘비바 테크놀로지’에 참가하고 있으며 올 8월에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 디지털 헬스 부문에 참가해 우승했다. 영국의 대학병원, 네덜란드의 국립병원과 협력해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내년 초 ‘CART’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해외에서 성과를 얻으면 국내 시선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반지형 심전도 측정 장비는 유일한 만큼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권경원·백주원·우영탁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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