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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특파원의 차이나페이지] <48> 명운 걸린 코로나19·홍콩 사태 해결에 측근 대거 투입한 시진핑

■시진핑의 친위부대 '시자쥔'
상하이 中서 코로나 확산 저지 모범으로 떠오르자
초기대응 실패 후베이성에 최측근 상하이시장 임명
시자쥔.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 전 분야서 두각
홍콩 책임자도 習 파벌...직접 관리 의지 표시한 셈

  • 최수문 기자
  • 2020-03-03 17:50:36
  • 경제·마켓
[최수문특파원의 차이나페이지] 48 명운 걸린 코로나19·홍콩 사태 해결에 측근 대거 투입한 시진핑
흰 가운과 마스크를 쓴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일 베이징의 중국 군사의학연구원을 방문해 근무자들에게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시자쥔’ 실세인 류허(왼쪽) 부총리와 장유샤(〃 두번째)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이 시 주석을 수행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이 쑥대밭이 된 지난달 13일 후베이성 공산당위원회 서기로 잉융 상하이시장이 승진 임명됐다. 당·국가 체제인 중국에서는 성장보다 성 당서기가 위다. 그는 ‘시진핑의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시자쥔(習家軍)’의 일원이다.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할 때 그는 저장성 법원장으로 사법을 책임졌다. 초기대응 실패로 궁지에 몰린 시진핑이 측근을 직접 코로나19 사태에 투입한 것이다. 앞서 ‘후베이성 중앙지도조’의 부조장으로 파견됐던 천이신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도 시자쥔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전공이 사법 분야라는 점이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사태를 보건 관점이 아닌 사회통제·관리 차원에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같은 날 임명된 또 다른 시자쥔이 있다. 바로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을 겸하게 된 샤바오룽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다. 과거 그는 저장성 당 부서기로 당서기였던 시진핑을 보좌했다. 홍콩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측근을 통한 직접 관리를 선택한 것이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의 최대 난제인 코로나19 창궐과 홍콩 민주화 시위 사태를 진압할 핵심 세력으로 시진핑의 가신집단이자 친위부대인 ‘시자쥔’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중앙 차원의 ‘전염병 업무 중앙영도소조’ 조원으로 시자쥔이 대거 투입된 데 이어 후베이성 현지에서도 시자쥔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태에서도 시자쥔이 전면에 섰다. 사태 악화를 핑계로 기존 파벌을 몰아내고 시자쥔이 대신 자리를 꿰차면서 결국 세력확장을 도모하려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코로나19와 홍콩 사태 해결에 시진핑 집단의 명운을 건 셈이다.

시자쥔은 시진핑이 지연·학연으로 연결됐거나 업무상 함께 일했던 인물, 또는 개인적 신뢰에 기반해 고위직에 등용된 인물을 말한다. 과거 주요 파벌이었던 장쩌민의 상하이방이나 후진타오의 공청단 등과는 달리 시진핑 개인과 주종관계를 맺었다는 특징이 있다. 시진핑이 국정을 장악하면서 그의 이름을 빌려 승승장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자쥔을 시진핑과의 관계에 따라 대략 6개 정도의 집단으로 구분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후계구도가 아직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진핑은 시자쥔에 무한 충성을 요구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우선 산시성(섬서성)이 본적인 시진핑 집안과 지연으로 엮인 인물들이 있다. 여기에는 태자당 출신이거나 문화대혁명 시절 하방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을 포함한다. 왕치산 국가부주석,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류허 부총리,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허이팅 중앙당교(국가행정학교) 부교장 등이 있다.

시진핑은 문화대혁명 이후 베이징에 돌아와 칭화대에 입학했는데 학교 인맥으로는 화학공학과 동기이자 룸메이트였던 천시 중앙조직부장 겸 중앙당교 교장 등이 있다. 칭화대 당서기를 역임한 후허핑 산시성(섬서성) 당서기와 칭화대 총장이었던 천지닝 베이징시장도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최고권력을 쥐기 전에 시진핑은 줄곧 지방정부에서 일했는데 이때 만난 사람이 가장 많다. 시 주석이 활동했던 지역은 푸젠성·저장성·상하이시 등으로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다. 특히 성장과 당서기로 6년을 일한 저장성 시절 측근들을 별도로 ‘즈장신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부적으로 푸젠성 인맥은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황쿤밍 중앙선전부장, 왕샤오훙 공안부 부부장, 쑹타오 대외연락부장,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이 있다. 저장성 인맥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러우양성 산시성 당서기, 중산 상무부장, 천이신 정법위 비서장,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 등이다. 상하이 인맥은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양샤오두 중앙기율검사위 부서기 겸 국가감찰위원회 주임, 잉융 후베이성 당서기, 중사오쥔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 등을 포함한다. 다만 차이치·잉융 등에게서 보듯 푸젠·저장·상하이 인맥은 시진핑의 근무지를 따라 이동했기 때문에 하나로 간주하기도 한다.

시진핑이 권력을 장악한 후 충성파가 생겼는데 여기에는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훙중 톈진시 당서기, 리시 광둥성 당서기, 장칭웨이 헤이룽장성 당서기 등이 해당된다.

[최수문특파원의 차이나페이지] 48 명운 걸린 코로나19·홍콩 사태 해결에 측근 대거 투입한 시진핑

시진핑 집권 7년 차에 들어오면서 시자쥔들은 이미 중국 각 분야를 확고히 장악하고 있다. 다만 시진핑의 1인 독주에 대한 견제세력은 여전히 많은 상태다. 지나친 권력집중과 관료주의가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을 그르쳤다는 국내외 비판도 커졌다.

지난 2월 들어 코로나19와 홍콩 대응책으로 시자쥔이 전면에 나선 것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이미 발생한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시자쥔이 코로나19와 홍콩 사태를 해결한다면 일단 시진핑은 체면치레는 할 수 있는 셈이다. 초기에는 관망하다가 사태가 정점을 지나 주춤해지면서 위기의 강도가 낮아지자 심복을 투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시진핑 파벌의 권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올해 63세인 잉융 후베이성 당서기는 저장성이 고향이고 타이저우 등 저장성 내 시장과 경찰 간부, 법원장 등을 거쳤다. 시진핑이 저장성에 근무하던 2002~2007년에는 기율위원회와 법원에서 일했다. 시진핑을 따라 근무지를 상하이로 옮긴 후 2017년 상하이 시장에 임명됐다.

1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 통제에서도 상하이는 가장 성공한 대도시로 평가됐다. 잉 당시 시장의 노력 덕분이다. 주민들의 이동 자체를 통제하면서 병이 퍼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원래 ‘자유무역지대’라는 외견과는 달리 상하이는 중국에서도 주민에 대한 통제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다. 중국 관영 중앙( CC)TV는 잉융 서기의 임명을 전하면서 “후베이에는 더 강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잉 서기는 취임 후 20여일 동안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틀어막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때 하루 3,000명을 넘던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 수가 2일에는 114명으로 떨어졌고 하루 사망자는 31명이었다. 물론 지난달 12일 기존 검사기준에 ‘임상진단병례’라는 기준을 새로 만들면서 확진자가 하루 동안 1만5,000명 가까이 늘어나기도 하는 등 통계 조작 논란도 벌어졌다. 다행히 3월 들어서는 상황이 안정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앙에 ‘전염병 업무 중앙영도소조’를 만들었는데 부조장인 왕후닝 주임과 함께 조원들인 딩쉐샹 주임, 황쿤밍 부장, 차이치 서기 등이 모두 시자쥔이다. 또 후베이성에 파견한 ‘중앙지도조’의 부조장도 시자쥔인 천이신 정법위 비서장이다. 영도소조의 부조장에 왕 주임이 있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하면 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여론동향에 주의했다. 왕후닝은 공산당 내 ‘선전’ 담당이고 천이신은 ‘사법’ 담당이다. 이렇게 보면 중앙영도소조 조장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후베이성 중앙지도조 조장인 쑨춘란 부총리 등은 단순한 행정업무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강압을 통한 홍콩 민주화 사태 해소에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이 중국 정부에서 홍콩 문제를 책임진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을 맡긴 이도 시자쥔의 일원인 샤바오룽 정협 부주석이다. 지난해 홍콩 시위가 불거졌을 때 기존 홍콩·마카오 판공실이 사태를 안일하게 평가해 시진핑의 판단을 그르쳤고 결국 사태해결을 어렵게 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자신의 측근을 홍콩 담당 책임자에 앉혔는데 결과적으로 홍콩도 시진핑 파벌의 ‘영지’가 된 셈이다. 샤 주임이 취임한 지 보름째 되던 지난달 28일 홍콩 경찰은 홍콩의 민주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 이날 체포된 인물은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전 주석 융섬, 홍콩의 대표적인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HKCTU) 주석 리척얀 등이다. 전 세계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집중된 틈을 타 역습을 시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샤 주임의 임명은 중국 정부가 홍콩 관련 업무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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