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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추미애가 내려보낸 윤석열의 대항마, 임은정은 누구? [서초동 야단법석]

영화 ‘도가니’로 주목 받았던 여성 검사

검찰 과오 지적한 구형으로 조직에서 미움

조국 사태·검찰 개혁 등에서 윤석열과 충돌

감찰 역할 공정하게 할 수 있을지 의문 제기도

검찰 관련 사안마다 목소리를 내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 났다. 법무부는 10일 임 부장검사를 오는 14일 자로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발령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14일자로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일하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워온 임 부장검사의 인사는 그 자체로 법조계에 큰 이슈다. 아들 군 병역 의혹 등 각종 문제로 위기를 맞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임 부장검사를 대검에 보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어떤 사람일까.

2001년 30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임 부장검사는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세간에 이름을 알린 건 영화로도 알려진 ‘도가니’ 사건 당시 공판검사를 맡으면서다. 당시 임 부장검사는 성폭행 피해 장애인들을 위해 검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자신의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올렸다.

“법정을 가득 채운 농아자들은 수화로 이 세상을 향해 소리 없이 울부짖는다. 그 분노에, 그 절망에 터럭 하나하나가 올올이 곤두선 느낌. 어렸을 때부터 지속된 짓밟힘에 익숙해져버린 아이들도 있고, 끓어오르는 분노에 치를 떠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가해자 측) 변호사들은 그 (피해자) 증인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데 막을 수가 없다. 피해자들 대신 세상을 향해 울부짖어 주는 것, 이들 대신 싸워주는 것, 그리하여 이들에게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 변호사들이 피고인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나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해야겠지.”

영화 흥행과 함께 임 부장검사의 이름도 알려졌고 그는 이후 2012년 ‘우수 여성 검사’로 선정되는 등 검찰 내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남성 위주의 보수적 조직이라는 비판에 늘 시달리는 검찰 입장에서는 주목을 받는 여성 검사의 존재가 반가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부장검사는 이후 검찰에서 소위 말해 ‘튀는 존재’로 변신을 시도한다. 그는 2012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의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검찰에서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판사에게 형량을 일임하는 ‘백지구형’을 통해 논란을 피해가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는데 임 부장검사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검찰 입장에서 무죄를 구형한다는 것은 과거 검찰의 과오를 인정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후 임 부장검사는 1962년 유죄선고를 받은 윤길중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결심공판에서도 무죄를 구형했다.

14일부터 임은정 부장검사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일하게 되는 대검찰청./연합뉴스




떠오르는 여성 검사였던 임 부장검사는 이제 조직의 결정을 배신한 ‘문제아’로 낙인 찍히게 됐다. 이후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 일하던 2015년에는 강제 퇴직을 당할 수 있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이 됐고 검찰 내부에서는 그가 곧 상부의 찍어내기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임 부장검사가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그는 문 정부 초기였던 2017년 8월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로 동기들보다 늦은 시점에 승진을 했고 이후 검찰 개혁과 관련된 메시지도 개인 홈페이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강력하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윤석열 총장 취임 초기인 2019년 7월 울산지검으로 발령 받았는데 당시 이를 두고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가족 문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사실상 법정에서 다투는 상황에서 임 부장검사는 검찰이 조직 내부의 문제는 덮어두고 검찰 개혁을 하려는 조 전 장관을 과도하게 몰아붙인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했고 검찰 내부 인사와 관련해서는 윤 총장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이력을 살펴보면 임 부장검사가 검찰 조직 내에서 감찰 역할을 맡는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일하게 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검찰 내부 문제를 비판해왔기 때문에 실제 역할에서도 ‘언행일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검찰개혁 등 각종 이슈에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전해온 까닭에 임 부장검사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임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 후 “대검연구관은 총장을 보필하는 자리인데 저 같은 사람이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검찰 내부 일부 볼멘소리가 있는 듯하다”며 “보필(輔弼)은 ‘바르게 하다, 바로잡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검찰총장을 잘 보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주구장창 윤석열 씹더니 이제 와서 잘 보필하겠다고 한다”며 “수사 좀 하는 검사들은 줄줄이 좌천, 아부 좀 하는 검사들은 줄줄이 영전”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임 부장검사의 감찰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찰 내부 인사는 “대검 감찰은 주변에서 수 많은 제보가 온다. 투서 형식도 있으나 무기명일 경우도 있다”며 “그만큼 꼼꼼하게 검토해서 실제 감찰 대상이 되어야 할 지를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동료 검사들이나 검찰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의식을 가진 이가 감찰을 맡는다면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결국 임 부장검사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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