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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단독] 4차추경서 수해복구 빼더니…9년만에 '국고채무부담행위'

1조3,000억 + 목적예비비 투입

공사발주 먼저…내년 이후 상환

국가채무 846.9조에서 더 늘어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해복구 재정투입을 위해 9년 만에 ‘국고채무부담행위’ 카드를 꺼냈다. 올해 1961년 이후 59년 만에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지난해 보다 106조1,000억원 순증하는 상황에서 나랏빚은 추가로 더 불어나게 됐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재해복구 국고채무부담행위로 올해 예산에 잡힌 1조3,000억원을 지난 집중호우 피해복구에 쓰기로 했다. 정부는 피해 복구액 3조4,000억원 중 2조5,000억원을 국비에서 지원하기로 하며 국고채무부담행위와 목적예비비를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국고채무부담행위란 태풍·수해 등 비상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예산을 추가 확보하지 않고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로 국가재정법 제25조에 규정돼 있다. 정부가 지출이 필요한 계약을 미리 맺고 지출은 다음연도 이후의 예산에 계상한다. 쉽게 말해 국가의 외상채무인 셈이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2011년 구제역 때 활용한 바 있다.



통상 자연재해를 입었을 때 사유시설에 대해서는 예비비를 활용해 신속하게 재난대책비를 지급한다. 반면 장기간 걸리는 공공시설의 경우 올해 예비비로 책정해도 이월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국고채무부담행위는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올해 채무에 잡히게 된다. 앞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놨기 때문에 추경과 같이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올해는 1조3,000억원을 국회로부터 사전에 승인받았고 내년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약간 늘려 편성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재해가 상시화되면서 단순한 원상복구(기능복구)보다는 하천 직선화와 같은 ‘개선복구’ 소요가 많이 늘고 있다”며 “예측하지 못한 피해로 인해 앞으로 국고채무부담행위가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비비는 본예산(3조4,000억원)에다 추경 증액분까지 더해 총 5조9,500억원 규모다. 목적예비비는 4조2,000억원 중 1조5,000억원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7조원에 달하는 4차 추경으로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올가을 또다시 태풍이 닥쳐오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확산돼 재정 소요가 급증할 경우 대응여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수해복구를 위해서도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극구 반대해왔다. 그 결과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지급하는 2차 재난지원금 위주로만 편성했다. 하지만 9년 만에 국고채무부담행위에 따라 올해 846조9,000억원으로 전망되는 국가채무는 더 늘어나게 됐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4차 추경 기준 118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1%에 달한다.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생산적인 재정투자를 통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악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선순환 물꼬를 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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