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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론] 실패위험 큰 한국형 ’그린뉴딜‘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학과 명예교수

이념 편향돼 조급하게 투자하고

기술혁신 지연땐 국민부담 가중

정책 목표연한 늘려 천천히 가야

최기련 아주대 명예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 동시다발적 위기를 불러오며 ‘퍼펙트 스톰’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여론에 민감한 정부는 조급해하는 눈치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그리고 고용 확충에 오는 2025년까지 190조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뉴딜 중 그린 뉴딜의 투자규모가 가장 크다. 결국 그린 뉴딜의 성공이 이번 전략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조급함이 반영된 이념 위주의 정부개입 때문이다. 과학적 목표 달성과 효과 추론도 미흡하다. 물론 이런 논란은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특히 우리의 경우 개별사업 투자효율 검증과 우선순위 설정에서 문제가 엿보인다.

그린 뉴딜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기술혁신의 한계가 뚜렷하다. 청정·친환경 산업의 경제성은 기술혁신 속도가 주로 결정한다. 지난 10여년간 선진국 중심으로 태양광과 풍력의 기술혁신은 획기적이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친환경 에너지가 2030년대 주력에너지로 등장할 것 같다. 그러나 태양광·풍력 위주의 국가 에너지 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신재생 에너지원들이 화석연료·원전 등과 경쟁을 하면서 상호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바이오·태양열 등은 침체 또는 퇴보 상태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수소의 경우도 청정 ‘그린 수소’ 생산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 전기·수소차는 세계 어디서나 정부보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열악한 신재생 부존 여건과 기술혁신 역량의 한계를 정책투자 확대만으로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선행투자만으로 기술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정학적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청정·친환경 분야의 국제협력은 크게 후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우선’ 등 국가이기주의 고조로 글로벌 생산연계는 퇴보하고 있다. 인류공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체제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뉴 노멀’ 체제에서도 계속되며 기술혁신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조짐이다. 개방경제 체제에 특화된 우리나라는 선진 경쟁국보다 더 많은 추가부담이 불가피하다. 정부 주도 투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본비용 증가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제혜택을 동반한 정부투자 확대가 계속됐다. 그러나 정부투자 확대는 민간투자 제약과 이자율 상승 같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개별사업 투자비용의 확대만 가져올 것이다. 투자는 정책 의지만 갖고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대로 가다가는 공공투자마저 위축될 수 있다. 이제 막 출범한 뉴딜펀드의 미래가 우려되는 이유다.

코로나19가 이른 시기에 종식되기도 어렵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부정적 파급효과의 지연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비과학적인 이념투자는 에너지수요와 가격 동시 하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한다. 지난 2010년대 초와 올 상반기 정부보조금에 의존해온 유럽 신재생 전력의 연이은 가격하락이 이를 입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2040년까지 150조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시장불안과 기술혁신 지연효과가 가세하면 국민 부담은 더욱 커진다. 뉴딜 정책 목표연한을 5년에서 20년쯤으로 연장하자.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천천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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