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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단독]무늬만 특허, 2014년 17 %→2020년 54%로 폭증...'성과관리 평가'도 구멍

[출연硏 특허 '무용지물']

원천기술 부족...투자 대신 '일단 등록만 하고 보자' 분위기

연구비 10억당 특허건수 1.5건, 美대학보다 10배나 많아

양적관리 논란에 감사 없애 禍자초...'질적평가'로 개선해야





무용지물의 특허가 늘어나는 것은 ‘무늬만 특허’를 등록하는 데 골몰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내부 관행과 정부의 미흡한 성과관리시스템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의 양적인 평가관리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르자 지난 2018년 이후로는 연구운영비 지원사업을 아예 성과관리 ‘비대상’으로 삼은 데 따른 후유증으로 평가된다. 양적인 성과관리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자 성과관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질적인 성과 등 외부의 평가와 감시가 사라진 것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단 특허부터 등록하자는 문화가 가장 큰 배경

여기에 각 기관들이 일정 양의 특허는 등록하도록 암묵적인 부담을 주면서 ‘일단 등록부터 하고 보자’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홍장원 변리사협회 회장은 “전반적으로 출연연이 개발하려는 원천기술 자체가 경쟁력이 없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공공연구기관 특허 출원 건수는 연구비 10억원당 1.5건 수준으로 원천기술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대학(0.21건)이나 연구기관 대비 거의 10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을 개발한 후에도 해외특허 등록 등을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일단 등록만 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산업계에 비해 연구개발 프로젝트당 투입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연연 연구자 1인당 연구개발(R&D) 예산은 2011년 2억4,500만원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약 20% 증가해 약 2억9,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연구자 1인에 배정된 예산이 늘어난 것은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의 연구성과 관리제도 역시 허점이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양적인 성과지표에 집착하는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2018년부터는 아예 연구운영비 지원사업을 성과관리 비대상으로 변경하는 제도 개선을 실시했지만 결과적으로 특허 경쟁력 향상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공공기관별 특허 실태는

국내 대표 두뇌집단인 출연연들의 특허 경쟁력은 한참 모자란 실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의 특허 자동평가시스템에 따르면 C등급 특허는 함량 미달로 기보가 보증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정도로 기술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출연연 특허 중 A등급 이상의 비중은 9%에 불과한 반면 C등급 이하 특허는 40%에 육박했다. AAA 등급은 2만여개 특허 중 단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실이 개선되기는커녕 해마다 악화일로를 걷는 점도 문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전체 특허 중 A등급 이상의 비율은 △2014년 14.9% △2015년 12.5% △2016년 8.2% △2017년 7.1% △2018년 6.2% △2019년 6.6% △2020년 6.4% 등 매년 감소하는 실정이다. 반면 C등급 이하의 비율은 △2014년 16.9% △2015년 27.3% △2016년 34.4% △2017년 44.9% △2018년 47% △2019년 52.1% △2020년 53.9%로 증가세를 보였다.



A등급 비중이 높은 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순이었다. C등급 비중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순으로 많았다. B등급 이상 특허등급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A등급의 비중이 높은 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순이었다. C등급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순으로 많았다.

◇매년 예산 늘어나지만…산업계는 ‘불량 특허 뿐’ 하소연

매년 출연연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은 매년 늘고 있지만 산업계가 요구하는 원천·핵심 특허는 여전히 태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0년 기준 출연연 전체 예산은 4조8,654억원으로 이 중 정부출연금은 1조9,554억원이다. 일본 수출규제 강화 등 글로벌 기업환경은 산업계와 연구기관 간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특허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화학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폴리이미드 관련 특허 38건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해외에 등록된 특허는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9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연구개발(R&D) 총 677건, 특허 출원·등록 1,250건 등의 성과를 냈다고 홍보한 가운데 대다수 특허는 무용지물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연연 특허에 대한 질적인 평가가 없으면 정부 예산을 아무리 늘려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 이번 분석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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