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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과 싸우지 말라”···美 의회 소요사태에도 증시가 꿋꿋한 이유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워싱턴DC 의사당을 점거해 성조기를 들고 의사당 내부를 활보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암흑의 날’이었습니다. 6일(현지 시간) 친 트럼프 시위대가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를 습격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최종 당선 확인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체포됐는데요. 이후 열린 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됐지만 이번 사태는 민주당과 공화당,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의 골이 얼마나 큰지를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바이든 당선인 역시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관심은 시장인데요. 정치·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온 사건에도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나스닥은 처음으로 1만3,000선을 돌파했지요. 시장은 사회와 동떨어진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 증시가 오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충격적 상황 지나"...2차 대전 때도 증시는 올랐다
제니 해링턴 질만 힐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로부터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고 합니다. 어제의 상황과 증시 상승을 보고 “시장이 카오스(혼돈)를 좋아하는 거냐”는 내용이었다는데요. 그의 대답은 물론 “아니오”였습니다. 시장은 카오스를 싫어하죠. 해링턴 CEO는 미 경제방송 CNBC에 “카오스는 지나간 헤드라인”이라며 “이제 상황은 명확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의회 사건은 매우 심각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만 보면 의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확정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질서있는 정권 이양을 약속했습니다.

의회 소요사태의 책임을 물어 그를 탄핵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탄핵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지만 탄핵이 되더라도 펜스 부통령 아래서 더 안정적일 수 있다. /AP연합뉴스


물론 민주당이 탄핵을 거론하고 있지만 그의 퇴임은 2주일도 안 남았습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준동하지 못하게 강력하게 경고를 한다는 의미와 실제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탄핵 추진에 회의적입니다. 탄핵을 할 경우 되레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훈장을 받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죠.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그가 억지로 쫓겨났다”는 프레임을 쓸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탄핵이 이뤄지더라도 되레 펜스 부통령 아래서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치·사회적 과제가 많지만 시장의 입장은 분명한 것이죠.

월가에서는 2차 세계대전 때도 주가는 올랐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 1940년대 미국 증시는 계속 우상향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저금리와 부양책, QE 등 시장조건은 그대로...공포지수도 낮아졌다
이는 어제 사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같은 기존 요소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백신 접종과 그에 따른 경기회복세도 계속 된다는 말인데요. 조르 캐피탈의 조 파미는 “지난해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배웠을 것이다. 이는 올해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연준은 올해도 핵심 요소가 어제의 사태에도 시장이 굳건함을 보여준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투자자들에게 저금리와 유동성의 중요함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고 했는데요.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말은 이번 소요사태를 포함해 올해 내내 적용된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KKM 파이낸셜 창립자인 제프 킬버그는 “불명예스러운 일에도 시장은 앞으로 가는 힘이 있다. 시장은 의회 사건을 뛰어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바이든 정부 아래서 인프라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더 많은 지출과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클린 에너지 같은 분야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는데요. CNBC는 “유동성 공급은 계속되기 때문에 증시 상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공포지수(VIX)는 하락했습니다. 앞서 26선까지 치솟았던 VIX는 22.4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그만큼 시장의 우려가 적어졌다는 얘기일 겁니다. 피터 부크바 스털리 어드바이저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제의 사건은 수치스러우며 창피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제와 소득, 금리 방향과는 무관하다. 그것이 시장이 어제의 일에 신경 쓰지 않은 이유”라고 했습니다.

금리상승 증시에 청신호될 수 있어...테슬라, 비트코인 2배 이상 간다 주장도
물론 경기회복세와 민주당의 ‘블루웨이브’에 금리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1.0%를 넘은 데 이어 이날 1.084%로 1.05%도 돌파했는데요.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추가적인 돈풀기와 부채발행에 인플레이션은 올라갈 것이고 이에 따라 금리도 상승할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오르는 금리는 증시에는 불리하죠. 하지만 당분간은 즉, 어느 선까지는 이 같은 금리상승이 증시에는 더 좋은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조나단 골럽 크레디트 스위스 최고 미국주식 전략가는 “만약 연말에 국채금리가 지금보다 0.5%포인트 정도 더 높고 그 과정이 안정적이라면 이는 경제가 건전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리상승에 따른 부정적 요소에도 경제가 잘 돌아가는 상황이 되면 기업수익은 더 나아질 것이고 증시에는 결과적으로 좋을 것이라는 뜻이죠. 그는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S&P 500 전망치를 4,050에서 4,20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금리상승은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근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증시에 유리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3% 수준이 되면 증시에 위험신호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이는 지금의 금리 수준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문제가 됩니다. 월가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2~3%가 되면 증시에 위험신호가 올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의 공동 창업자 폴 힉키는 “국채수익률은 점차 1.5%나 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단 2%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시장이 이에 대해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골럽 크레디트 스위스 전략가는 금리가 3%가 되면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이와 별도로 전 페이스북 고위임원이었던 샤마스 팔리하피티야 소셜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바이든 정부에서 클린 에너지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지금보다 두 배, 세 배로 올라 갈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테슬라 주가 폭등으로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가 된 상황이죠. 그는 또 현재 4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가면 그 뒤로는 15만, 20만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이뤄질까요? 두고 봐야겠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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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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