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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또 '홍두사미' 될 것이라면 차라리 직을 내놔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4일 자영업자의 영업 손실 보상 제도화 방안을 논의한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불참했다. 표면적 이유는 몸살감기이지만 나랏돈을 관리하는 ‘곳간지기’로서 “손실 보상을 위해 거액의 나랏돈을 쓰자”는 여권의 압박에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지만 여권의 압박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2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재정이 감당하는 범위’라는 전제를 깔면서도 “손실 보상 제도화 방안을 당정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홍 부총리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이르기까지 처음에는 여당 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가 결국 발을 뒤로 빼곤 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놓고는 정부 안이 표를 의식한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가 대통령이 반려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오죽하면 용두사미에 빗대 ‘홍두사미’라는 별칭이 만들어지고 항복을 뜻하는 ‘홍백기(白旗)’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경제 수장이 말로만 ‘직을 거는’ 상황이 되풀이되자 부처 전체를 조율해야 할 기획재정부의 체면도 말이 아니다. 의사도 제대로 표명하지 못한 채 ‘기재부의 나라냐’ ‘개혁 저항 세력’ 등의 말을 들으니 후배들 볼 낯도 없다.

홍 부총리는 이번만큼은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야 한다. 손실 보상과 관련한 여당의 법제화 작업을 막지 못할 경우 수십조 원의 재원이 들어갈 수 있다. 홍 부총리는 국가 경제의 명운을 걸고 여권의 포퓰리즘 폭주를 막아야 하며 자신이 없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날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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