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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동십자각]가덕도 신공항이 文 정부의 가치재인가

김능현 산업부 차장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17년 3~4월쯤이었을 것이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정책 입안을 맡았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가 문재인 캠프의 정책에 대해 기자들을 모아놓고 설명한 적이 있다.

문재인 캠프 측은 국가 재정 증가율을 당시 3.5%보다 높은 7.0%로 확대함으로써 5년간 70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설명회를 마치고 떠나는 김 교수를 멘트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는 기자들이 에워쌌다. 기자들은 물었다. “결국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시킨다는 것인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과 무엇이 다릅니까.” 돌아온 답은 이랬다. “이전 정부처럼 부동산이나 토목에 돈을 퍼붓겠다는 게 아닙니다. 인적 자본이나 교육·복지 등 ‘가치재(Merit Goods)’ 공급에 돈을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지방의 낡은 도로나 하천을 정비하고 학교의 낡은 시설을 개·보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재 양성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가치재란 소비로 얻어지는 효용 또는 쾌락은 과소평가된 반면 비용은 과대평가된 재화나 서비스를 말한다. 바람직한 양보다 적게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공급량을 늘리고 소비를 권장하거나 일정 부분 의무화한다. 교육·의료 서비스 등이 가치재의 대표적인 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가지채’ 공급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은 어느 정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비용 대비 효과를 측정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사업은 122건에 96조 8,697억 원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의 90건, 61조 1,387억 원, 박근혜 정부의 87건, 23조 9,092억 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그 절정판이다. 28조 원(국토교통부 추산)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바다를 메우는 사업에 찬성할 사람은 부산과 경남 주민 말고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전국 15개 공항 중 10곳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가치재 공급은커녕 오히려 경제적 효과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효용은 과대평가되고 비용은 (의도적으로) 과소평가되기 쉬운 ‘비가치재(Demerit Goods)’ 공급에 혈안이 돼 있는 게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예타를 면제한 것은 공항이 ‘비가치재’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정작 ‘가치재’라는 교육 사업은 자사고·외고 폐지만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4년의 시간을 허비했다. 시도지사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쏟아내는 비가치재 사업 규모가 이 정도니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얼마나 많은 ‘매표’ 사업을 벌일지 걱정부터 앞선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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