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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8 590마력 짐승의 포효···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별별시승]

귀까지 즐거운 경쾌한 배기음

육중한 차체 믿기지 않는 순발력





‘으르렁.’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엔진이 짐승의 소리를 냈다. 귀를 즐겁게 하는 음이었다. 주행 성능을 더하는 ‘코르사’ 모드 버튼을 누르니 특유의 엔진음이 더욱 우렁차졌다. 이 차의 이름 ‘르반떼(지중해의 바람)’처럼 경쾌한 바람이 등줄기로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도로에 설 때마다 차에 꽂히는 시선을 즐기는 건 덤이었다. 수치상의 성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를 담고 있었다.

마세라티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 중에서도 가장 힘이 좋은 V8 엔진을 장착한 ‘트로페오’를 시승했다. 트로페오는 르반떼의 최상위 모델이다. ‘콰트로포르테 GTS’의 엔진을 재설계한 V8 엔진을 채택,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m의 힘을 낸다. 실린더 뱅크에 신형 터보차저를 각각 하나씩 설치하는 트윈터보차저와 고압 직분사 방식을 채택했다.

주행하는 내내 긴장을 놓지 못했다. 페달을 가볍게 눌렀는데도 차가 달리고 싶어 안달이 난 듯 튀어나갔다. 엔진이 힘이 남아돌아 씩씩거렸다. 육중한 몸체에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폭발적인 가속력 때문에 규정 속도를 넘길까봐 속도계를 수시로 봐야 했다. 3.9초 제로백(출발해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에 걸맞은 화력이었다.



트로페오는 주행 상황별로 힘이 골고루 분배됐다. 트윈터보 V8 엔진에는 지능형 Q4 사륜구동 시스템이 접목됐다. 정상적으로 주행할 때에는 주행 역동성과 연료 효율성을 위해 구동력을 모두 후륜에 전달한다. 하지만 급회전, 급가속을 하거나 날씨와 도로 상황에 따라 전륜구동과 후륜구동의 비율이 0대100에서 50대50으로 전환된다. 트로페오는 뒤차축에 기계식 차동제한장치(LSD)를 장착해 모든 노면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주행 성능도 개선했다. 차량 전후 무게를 50대50으로 배분하고 동급 차량 중 가장 낮은 무게중심을 구현했다. '에어 스프링' 공기압축 시스템을 장착, 총 6단계로 차량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는 센터 콘솔에서 주행 모드를 선택해 차량 높이를 변경할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8단 ZF 자동 기어박스는 변속이 쉽도록 개선됐다. 기어 레버를 좌우로 밀어 수동 또는 자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차(P) 모드는 기어레버에 달린 버튼으로 작동됐다.



트로페오에는 르반떼 GTS와 함께 마세라티 SUV 모델 최초로 주행 중 위험한 상황을 사전에 제어하는 통합 차체 컨트롤 기능도 적용됐다. 이 기능은 차량의 움직임이 불안정하면 즉각 엔진의 힘을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외관은 후미로 갈수록 매끈해지는 쿠페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우아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와 도어 패널은 더블 스티칭으로 은은한 멋을 낸다. 천연 기법으로 가공한 피에노 피오레 가죽은 매끄러운 질감과 개성을 더한다. 또한 스포츠 풋 페달과 카본 파이버 소재를 사용한 기어시프트 패들은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17개의 스피커와 1,280W(와트) 출력의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 중앙 콘솔에 8.4인치 마세라티 터치 컨트롤 플러스(MTC+) 디스플레이 등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장치들도 적용됐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고성능 차량인만큼 아무래도 연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정체가 잦은 도심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 적재 용량도 SUV치고는 인상적이지 않다. 디럭스 크기의 유모차만으로 여유가 없는 수준이었다. 르반떼 트로페오의 가격은 2억3,907만원이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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