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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글로벌체크] 벗은 사람 봐도 쓴 사람 봐도 불안···'NO 마스크' 지침에 혼란스러운 美

마스크 미착용자 백신 접종자인지 확신 못해

편집증이라 비난 받기도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새로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놨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대중교통 등 일부 장소를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죠. 이 지침은 다소 느려진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로 이해됐는데요, 이 'NO 마스크' 지침으로 인해 상점 등 일선 현장에서는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대부분의 관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야구게임을 관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크 착용 안한 손님에 떠는 직원들

CDC가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을 완화한 지침을 발표하자 월마트와 타겟 등 슈퍼마켓 체인점을 포함해 스타벅스와 치폴레 등도 마스크 착용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한 직원과 손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손님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는 만큼, 내 앞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이 진짜 백신 접종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손님들과 마찰을 빚는 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애틀의 세이프웨이 매장에서 근무하는 일레인 리옹은 최근 한 손님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위협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습니다. 코를 덮지 않은 일명 '코스크' 상태여서 제대로 착용할 것을 요청한 것뿐인데 되레 화를 입을 뻔한 것이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다른 직원이 과연 백신을 맞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백신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활발한 상황에서 타인의 백신 접종 여부를 묻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뉴욕의 식료품매장에서 일하는 벤 고숀은 "이는 격론을 부를 대화"라며 어떤 사람들은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말하기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스크 안 쓴 옆사람 불편…미리 쇼핑하기도

불편한 건 손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에 거주하는 바비 바넷은 주 정부가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지침을 변경하기 전 식료품 쇼핑을 다녀왔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과 같은 장소에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바넷은 "사람들이 덜 붐비는 파머스마켓이나 하이엔드 매장에서 쇼핑할 계획"이라고 털어놨습니다.

USA 투데이도 한 독자로부터 "마스크를 쓰기를 거부했던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공공장소를 다니는 사람들"이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백신을 맞았는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으므로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우려를 내놓습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마이클 맥컬로우 심리학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것이고 하고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쇼핑을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크 착용에 편집증 비난도 이어져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들도 불편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들이 대중의 분노의 타겟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쓰는 이들을 '편집증'이라고 비난하기 때문이죠.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지난해 봄부터 마스크를 착용해 온 조 글릭먼은 백신을 접종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에 한차례 감염되기도 했던 그는 앞으로 최소 5년간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런 그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그는 최근 식료품점에서 마주친 한 남성이 그를 빤히 쳐다보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어린 자녀 등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가족이 있는 이들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들을 백신 미접종자라고 오해해 비난의 눈길을 보내거나 꺼리는 일도 있습니다.

한국도 최근 백신 접종률이 10%를 넘기는 등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부터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방안' 중 1단계 지원방안을 시행하기도 했죠. 아직은 가족모임에 한정돼 있지만 7월부터는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을 완화하는 등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다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을 피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이후 발생할 시행착오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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