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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출근하느니 회사 관둔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는 어떻게 될까 [글로벌체크]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미국 전체 성인의 60%를 넘어서면서, 미국에서는 재택근무 종료와 사무실 복귀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의 장점을 체감한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으면서 기업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우리의 근무형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미 성인 10명 중 4명 "재택근무 못하면 퇴사하겠다"

최근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닝컨설트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관해 진행한 설문이었는데요, 무려 응답자의 39%가 상사가 재택근무에 유연하지 않다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렇게 응답한 이들의 49%는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일명 MZ세대였습니다. 젊은층일수록 재택근무를 더욱 희망한다는 거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4월 플렉스잡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근무한 2,1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58%가 원격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풀타임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한 이들은 2%에 불과해, 미국인들이 얼마나 재택근무를 선호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주 3일 회사 출근하라' 애플의 하이브리드 근무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최근 재택근무 방침을 발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최근 애플은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브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는 9월부터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수요일과 금요일은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직무에 따라서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일수가 주 4~5회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더 버지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하는 내용의 편지를 작성했으며,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원격근무는 팀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방식은 유연근무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특정 요일에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 특히 불만을 표한 겁니다.

/EPA연합뉴스


6분짜리 회의 위해 사무실 출근

근로자들이 이처럼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은 먼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플렉스잡스 설문에서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재택근무 덕분에 연간 최소 5,000달러를 절약했다고 답했습니다. 사무실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으니 교통비부터 절약이 가능하죠.



이들은 시간 측면에서도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2월 재택근무를 보장받는다는 조건으로 회사에 입사한 포르시아 트위드는 최근 퇴사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넘쳐나는 대면 미팅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6분짜리 회의를 위해 옷을 챙겨입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경험을 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트위드는 원격근무에 익숙하지 않은 상사들은 눈앞에서 직원들을 보지 못하면 직원들이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원격근무를 보장하는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택근무 중단에 퇴사를 결정한 것은 트위드 뿐만이 아닙니다. 네덜란드에 사는 짐미 헨드릭스도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회사의 지시에 지난 12월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과거 출퇴근에만 2시간을 쓰던 그는 재택근무를 통해 "집에서 얼마나 즐겁게 일할 수 있는지 알기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AP연합뉴스


일과 가정 분리 안돼…여성에 육아 떠맡길수도

물론 모두가 재택근무의 장점만을 외치는 것은 아닙니다. 북아일랜드에서 IT 컨설턴트로 일하는 클레어 멀럴리는 BBC에 재택근무로 인해 더 많은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메일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화상회의를 하고, 온종일 노트북 앞에서 대기하면서 일과 가정을 분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많은 근로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호소하면서 노동조합은 상사가 정해진 근무 시간 이외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단절권'을 내놓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일각에서는 재택근무가 여성 근로자가 육아와 일의 병행을 가능하게 해 여성의 경제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미 육아가 여성의 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재택근무가 이 같은 가정 내 불평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차와 편의시설, 교통비 등을 제공할 필요가 없어서 비용이 절감된다는 주장과 더욱 높은 수준의 사이버 보안을 구축해야 해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둘러싼 논의가 달아오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도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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