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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지금이 35조 대규모 추경 편성할 때인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와 관련해 “30조 원 초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전날 언급한 ‘33조~35조 원’보다는 다소 적지만 당정 간 논의 과정에서 여당의 요구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차 추경(35조 1,000억 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정부는 자영업자 손실보상금도 올 1차 때보다 20% 이상 늘릴 예정이다.

여권의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은 글로벌 조기 긴축 흐름과 정면 배치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가 빨라질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신흥국들은 기준금리 줄인상에 나섰고 우리도 이르면 하반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부담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우고 갚아야 할 국고채 이자만 올해 20조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재정에 타격을 줄 것이다.

민간 부채도 임계점에 달했다. 한국은행 ‘금융 안정 보고서’를 보면 가계와 기업 신용(빚)은 올 1·4분기 4,226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는다. 한은은 ‘금융취약성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이며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위험도 지수는 외환 위기 당시 수준이라며 버블 붕괴를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정치 테마주 등 곳곳에서 폭탄 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시급한 과제는 무차별적인 선심성 재정 투하가 아니라 경기 전반의 체질을 튼실하게 하는 것이다. 남는 세수는 급증한 국채를 갚는 데 쓰고 가용 예산은 신산업 육성과 첨단 기술 개발 등 미래 기반 구축에 투입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버블 비상벨을 울리며 돈줄을 죄려는데 여권은 내년 3월 대선을 의식해 현금 퍼주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제동장치 없이 포퓰리즘으로 치달으면 국가 경제가 지속 가능하겠는가.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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