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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글로벌체크] 하루 코로나 5만명인데···영국의 '위험한 실험'은 성공할까

코로나 확진자 연일 급증세인데

19일 방역조치 사실상 전면 해제

실패한 집단면역 전철 밟나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로2020 결승전에 앞서 영국 런던 레스터광장에 모인 영국 축구 팬들이 파스타를 던지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영국이 결국 19일(현지 시간)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합니다. 먼저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며, 모임 인원 제한도 없어집니다. 나이트클럽도 다시 운영에 들어가며 결혼식 하객이나 장례식 조문객 수도 제한이 사라집니다. 콘서트나 극장, 스포츠행사는 물론 예배와 관련된 제한도 없습니다. 가장 지겨운 마스크 역시 대중교통 등에서의 착용 권고는 남아있지만 착용 의무는 사라집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은 모임 인원과 마스크 착용에 대한 규정이 당분간 좀 더 유지됩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는 이 같은 방역완화 움직임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실험은 일종의 '도박'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영국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볼까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17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4,674명으로 지난 1월 15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5만4,000여명이라는 확진자 수가 얼마나 심각한 건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는데요, 올해 영국의 신규 확진자 수 추이부터 보겠습니다. 지난 1월 8일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6만7,803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달 뒤인 2월 8일 5분의 1 수준인 1만4,022명으로 급감했고요, 3월 8일에는 3분의 1 수준인 4,694명을 기록합니다. 4월 8일에도 2,961명, 5월 8일에도 1,979명으로 감소세는 계속됐지만, 6월부터 문제가 터집니다. 한달 뒤인 6월 8일 신규 확진자 수는 6,049명으로 세배 가량 늘었고요, 7월 8일에는 다시 다섯 배 이상 증가한 3만2,053명을 기록합니다.

영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델타 변이 확산과 섣부른 방역규제 완화가 꼽힙니다. 올 1월 초 봉쇄령을 내렸던 영국은 지난 4월 중순부터 헬스장과 도서관, 놀이공원 등의 영업을 재개했는데요, 5월에는 무려 2만1,000명의 관중이 마스크 없이 축구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증상을 느끼고 실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약간의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이 같은 방역완화조치가 코로나 재확산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FP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영국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도 19일로 예정된 코로나19 규제조치 전면 완화를 시행하려한다는 겁니다. 이미 전세계 과학자들과 보건 전문가들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CNBC와 가디언에 따르면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전·현직 정부 고문 1,200여 명은 전날 긴급 국제 회의를 열고 영국 정부의 행보가 전 세계에 위협적이라며 이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실상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결정이 "위험하고 시기상조"라는 것이죠.

특히 크리스티나 파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올여름에 백신 접종자들이 더 잘 감염되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경우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바이러스가 진화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파겔 교수는 또 “글로벌 여행 허브라는 영국의 위치를 고려할 때 영국에서 우세한 어떤 변이 바이러스도 전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영국발 알파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고 현재 인도발 델타 변이가 북미와 유럽 전역으로 퍼진 것은 사실상 글로벌여행 허브라는 영국의 특징이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뉴질랜드 보건부의 코로나19 자문위원이자 보건 전문가인 마이클 베이커 교수도 모든 규제를 해제하려는 영국 정부의 계획은 이미 실패한 집단면역으로 회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 한 병원의 영안실 관계자가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EPA연합뉴스


영국 정부 일각에서도 이번 '실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영국 정부가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더라도 기차와 버스, 철도 회사들이 마스크 착용으르 고집하기를 "기대하고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의무화를 주장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지지한다고도 밝혔죠.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경각심 때문일까요. 영국 시민들도 방역 완화를 무조건적으로 반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 모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4분의 1은 나이트클럽의 재개장을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 백신의 효능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여전하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화를 거듭하며 영국발 알파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브라질발 감마, 인도발 델타 외에 람다 변이 등도 나왔지만, 아직 이들의 전파력이나 치명률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국의 방역 완화는 과연 성공적인 ‘실험’으로 끝날까요, 아니면 전세계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건 ‘도박’으로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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