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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 적자에도 순항하는 한국조선해양 주가···착한 '공손충' 때문? [서종갑의 헤비뉴스]

한국조선해양 2분기 어닝 쇼크, ‘공손충’ 보수적 선반영 호재로

선제적인 공손충 반영은 후판가 인상이 기대 밑돌면 이익으로

업계 시선은 향후 신조선가 지수에 쏠려…LNG선 발주에 관심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 2016년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사로 인도한 세계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해양플랜트./사진 제공=대우조선해양




올 2분기 한국조선해양(009540)이 9,000억 원대 어닝 쇼크를 냈습니다.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고 하죠. 장 마감 후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4%대 상승했습니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 주식 토론 게시판에는 ‘악재 해소’라는 키워드가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후판가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2분기 ‘공사손실충담금’으로 해결한 만큼 이제 꽃길만 남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셈입니다.

한국조선해양 2분기 어닝 쇼크에도 시장 무덤덤…보수적인 ‘공손충’ 선반영이 호재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사진 제공=한국조선해양


대체 공사손실충당금이 뭐길래 시장은 이토록 안심할까요. 우선 주목할 건 한국조선해양이 공사손실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점입니다. 공사손실충당금은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미리 예상해 회계에 반영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하반기 들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후판가 인상을 두고 신경전에 들어갔습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자재가가 대폭 오른 만큼 후판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조선사들은 이제 막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선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사정합니다.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걷고 있습니다.

먼저 치고 나간 건 한국조선해양입니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후판가가 상반기 공급 가격 대비 약 60% 인상할 것으로 본 것입니다. 후판가 급등을 가정하고 이번 분기에 미리 대규모 실적 손실로 처리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포스코는 하반기 후판가로 톤 당 115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올 2분기 공사손실충당금에는 톤 당 100만~115만 원 선으로 반영했다고 합니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입니다. 수주 계약을 맺은 시점과 완제품을 생산해 주문자에게 공급하기까지 적어도 1년에서 길게는 3~4년까지 시차가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공손충’이라 불리는 공사손실충당금이 중요합니다. 수주 산업은 계약 종료일까지 원가 점검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요. 납품까지 걸리는 시일이 길기 때문에 미래에 원자재 값이 상승해 매출보다 예정 원가가 더 높아 수주를 진행해도 손실이 날 것 같을 때 공사손실충당금이라는 회계 계정 항목을 활용해, 해당 회계 공표일에 맞춰 표기해줍니다.

선제적인 공손충 반영은 후판가 인상이 기대 밑돌 경우 이익으로 돌아와


액화천연가스(LNG)선./사진 제공=한국조선해양




이를 두고 미래를 내다 본 선제조치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보수적으로 공사손실충당금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보면 후판가 인상이 예측치를 밑도는 등 원가 훼손 요인이 없어질 경우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걸 이번 실적 발표로 보여준 셈입니다.

하반기 후판가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업계에서는 전후방 파급 효과가 큰 조선업 특성 상, 철강업계가 무작정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한국조선해양이 설정한 공사손실충당금 이하로 후판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업계 시선은 향후 신조선가 지수에 쏠려…LNG선 발주에 관심


관건은 신조선가 지수의 향방이 될 전망입니다. 신조선가는 조선업계의 1년 6개월~2년 뒤 미래 실적을 내다볼 가늠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흐름은 좋습니다. 조선사는 선주와 후판가를 스팟으로 반영하는데요. 후판가가 고공행진한 만큼 최근 신조선가는 우상향 중입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41.16포인트입니다.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조선업 초호황기였던 2017년 184포인트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하반기 신조선가지수 상승 주역은 컨테이너선이 될 전망입니다. 우선 조선사 도크가 향후 2년 건조 물량까지 다 찼습니다. 여기에 추가 주문이 들어올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해운 운임 덕에 자본력을 갖춘 선사들이 친환경 컨테이너선의 추가 발주가 쏟아지고 있어서입니다. 도크가 비어있다면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도 불사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선박을 인도받아야 하는 발주처들이 다급하게 됐습니다. 글로벌 환경 규제도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조선사에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서종갑의 헤비(HEAVY)뉴스’는 낯선 중후장대 산업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사진 제공=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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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김언수 장편소설 '뜨거운 피' 여주인공 인숙의 말입니다. 남 탓, 조건 탓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부끄러운 기자가 되지 않으려 오늘도 저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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