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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코로나19 백신과 지속가능한 방역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얼마 전 TV를 보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영국에서는 윔블던 테니스 결승이 모두 만원 관중 속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관중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마침 거리 두기 4단계를 시행 중인 우리나라의 현실과 너무나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팬데믹 퇴치의 모범으로 여겨졌던 한국이 백신 접종 프로그램으로 몇 달째 휘청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율은 지난 1일 기준으로 13.9%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 인구의 약 4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11%대에 그치고 있는 신흥국 접종률과 비슷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 강화된 거리 두기를 통한 확진자 억제 외에 어떠한 방역 대안도 공개적으로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 영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국가들이 확진자 수보다는 사망자와 중환자 발생 비율에 주목하며 봉쇄 조치를 허물고 있는데, 우리의 시선에서는 그야말로 딴 세상일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회적 피로감이 엄청나게 커졌다. 확진자를 통한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는 일단 걸리면 큰일 나는 병이 돼버렸다. 나보다 가족·이웃·직장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확진자를 보는 세간의 시선 또한 좋지 않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너무나도 커졌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사무직 등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코로나19로 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재택근무 확대로 업무 환경이 좋아졌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데 영업 제한 조치를 감수한 자영업자들은 어둠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불과 1년 사이 무엇이 우리나라를 뒤처지게 했을까. 지난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백신 구매비는 애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국무총리가 인정했듯 우리나라 방역의 우선순위는 확진자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고, 그다음에는 국산 치료제를 활용하고, 수입 백신은 가장 마지막 옵션이었기 때문이다.

설사 이 정부의 최종 목표가 ‘국산화’였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해 백신을 선구매하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와 정책 담당자의 판단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앞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지금까지처럼 확진자 수에만 매달려 기계적으로 일상을 통제하는 방법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의 끝없는 희생하에서만 가능한 ‘K방역’의 환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일상과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방역’의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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