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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강남구 청소년 쉼터 폐쇄 위기', 부동산 폭등 '불똥'에 울음 짓는 사회적 약자들

24년간 유지된 가정 밖 청소년들의 보금자리 폐쇄 위기

“9억 원으로 50평대 매물 구해라?”…지금 상황에는 어림 없어

사회 모퉁이로 밀려나는 복지시설들…대책 마련 시급









24년간 가정 밖 청소년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 온 청소년 쉼터가 강남구에 위치해 있다. 아동 학대 피해 등 다양한 이유로 집을 나오게 된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1998년 자치구 최초로 개소해 청소년 복지시설로 오랜 기간 운영돼 온 이곳이 갑작스러운 폐쇄 위기에 놓였다. 그 원인은 바로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고 한다. 어떤 사연인지 서울경제 부동산 매체 ‘집슐랭’의 집슐랭 흥신소팀이 자세히 취재해 봤다.

“9억 원으로 50평대 매물을?”, 부동산 중개인 “세상 물정 모른다"며 욕하기도




현재 강남구 청소년 쉼터가 운영되고 있는 곳은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으로 운영을 위탁받아 장소를 무상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태다. 구립 청소년 시설이기에 강남구청 측에서 독자 쉼터 장소를 확보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개소 이후 여러 장소를 전전하다가 2012년 강남구청 위탁법인인 해당 복지 재단이 복지관 6층 전체를 강남구청 측에 무상 제공하면서 현재 모습으로 쉼터가 운영돼 왔다.

하지만 재단도 계속해서 한 층 전체를 무상 제공할 수 없었기에 올해를 끝으로 위탁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결국 장소 이전이 필요했다. 이에 쉼터 측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전 장소 마련을 요청해왔고 지난해 구청은 시설 이전을 위한 예산 9억 원을 편성했다. 그 이후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쉼터 측은 강남구청 여성가족과 팀장 및 담당자와 함께 부동산 전세매물을 직접 찾아다녔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과 급격히 오른 전세가격으로 주변 아파트의 시세는 15억~20억 원으로 크게 뛰어 있었고 예산인 9억 원으로는 이전 장소를 구하기 턱없이 부족했다.



현재 청소년 복지 지원법 시행령상 청소년쉼터 이용 정원 15명에 필요한 공간 규모는 최소 165.3㎡로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9억원 대 매물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건수 강남구 청소년 쉼터 소장은 “1인당 11㎡ 이상의 공간을 입지조건으로 확보할 것이 법에 명시돼 있어 50평 이상의 매물을 찾아다녔지만 현실적으로 강남구에서 9억으로 그 규모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세상 물정 모른다며 부동산 중개인에게 욕을 먹기도 했다”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했다.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아파트 한 채' 돈이 없어 폐쇄 통보






강남구의 부동산은 최근 몇 년 간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여왔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89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에 비교하면 536만원이 오른 것이다. 국민주택인 85㎡ 아파트 기준 2년 사이 15억 7,000만원에서 20억 3,000만원 정도로, 4억 5,000만원 넘게 상승한 셈이다.

현재 강남구 청소년 쉼터가 위치하고 있는 곳인 수서동 주변의 아파트만 하더라도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 A 아파트가 실거래가 기준 2년 만에 14억 원대에서 20억원대로 약 6억 2,000만원 상승, 또 근처에 위치한 B 아파트는 17억원대에서 23억 원 후반대로 약 6억 4,000만원 정도가 상승했다. 이외에 주변 다른 아파트들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쉼터는 시세 상승에 맞는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없었고 아파트 한 채 가격이 없어 시설 폐쇄를 통보받게 됐다. 박 소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과 집값 폭등의 폭탄이 여기까지 떨어졌다”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자체 미온적 대처에 답답함 토로, 강남구청은 “예산의 문제 아냐”




한편 박 소장은 “장소를 확보해달라는 요청을 2017년부터 해왔다” 며 “그 시간 동안 장소를 미리 확보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3년의 유예기간을 그냥 흘려보낸 것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부동산 폭등과 더불어 지자체의 미온적 대처가 일을 키운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소장은 “최근 강남구에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이게 아동친화적 정책인가” 의문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한 강남구청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다. 강남구청 관계자 측은 “(쉼터 설치 시) 민원 발생 우려 때문에 임대인들이 계약하는 걸 꺼려해 적당한 매물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예산의 문제보다도 민원의 문제 때문에 적합한 매물을 찾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사회 모퉁이로 밀려나는 복지시설들…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 시급




박 소장은 자치구에서 가장 먼저 설립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공간이 강남구 쉼터인 만큼 이곳이 폐쇄된다면 다른 쉼터나 복지시설에도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박 소장의 우려는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동대문구의 한 지역아동센터는 월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다 올해 초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꼭대기 층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서울시 아동센터협의회 관계자 측은 “가까운 거리 내에 노래방이나 성인업소 등의 유해 업소가 있으면 지역아동 센터를 설치를 할 수가 없다”며 “그런 곳을 찾으려면 번화가나 대로변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임대료 부담이 여러 가지로 너무 커서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산이 부족해 센터장 개인 돈으로 건물을 알아보는 상황도 빈번하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사회복지시설들이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피해를 사회적 약자들이 직격탄으로 받고 있는 현실에 지자체 혹은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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