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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에너지 대란 증폭, ‘재정 올인’ 접고 폴리시믹스 새로 짜라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80달러를 찍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11월물)는 11일 배럴당 80.52달러까지 상승했다. 증폭되는 에너지 대란에 시장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200원대로 올라섰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불확실성을 의식한 ‘한시적 선택’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가 예상대로 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물가와 자산 가격 거품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경제정책의 타이밍을 조금만 잘못 잡으면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터널에 빠져들 수 있는 위험한 국면이다.

현실은 좋지 않은 쪽으로 치닫고 있다. 에너지 대란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사태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내년 초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고 JP모건은 2025년 1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어두운 환경을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의 거친 파고를 넘으려면 우리도 차원이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유가 상승 등을 언급하며 공공요금 동결을 말했지만 우리에게는 탈(脫)원전의 아집을 버리는 일이 더 절실하다. 유럽 10개국 경제·에너지장관들이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공동 기고문을 게재한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거시 정책에서도 방향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의 와중에 우리 경제는 확장 재정에 의존한 대증 요법과 민간 기업의 수출 덕분에 근근이 버텨왔다. 이제는 새로운 폴리시믹스(정책 조합)가 필요한 때다. 비관적 시나리오를 포함한 컨틴전시플랜을 만들고 성장 동력 확충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대선을 의식한 재정 포퓰리즘을 계속한다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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