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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이재명·윤석열 현금살포 공약에···청년 "기회 달랬지 돈 달랬나"

[20대 대선 진단 ② 청년정책]

◆본지-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

이재명, 年200만원 청년기본소득

윤석열은 月50만원 구직활동금 등

재원방안 없는 포퓰리즘 사로잡혀

2030도 "비현실적이다" 거부감

공정한 기회 만들 정책 내놓아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선대위 공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들만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라는 게 아니라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20대 청년층 커뮤니티에는 이와 같은 게시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청년을 사회적 약자로 취급한다”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글도 눈에 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청년 친화적인 발언을 내놓거나 청년 인재를 영입하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에도 청년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MZ(밀레니얼+Z) 세대가 요구하는 ‘공정한 기회’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 없이 ‘현금 살포식’의 쉬운 방식으로만 청년 표심을 겨냥하는 게 20대 대선의 현실이다.

◇구체적 재원도 없이 현금 지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적인 청년 정책은 ‘기본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시한 청년 기본소득이다. 이 후보는 임기 내 19~29세 청년에게 연 20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취업 면접 수당 지급,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사업 확대 등도 전형적인 현금 지원 공약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선별 지급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현금 지원 정책이 주를 이룬다. 윤 후보가 지난 10월 취약 계층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돕겠다며 월 50만 원을 최장 8개월 지급하는 청년도약보장금 공약을 냈다. 윤 후보는 저소득·임시고용 청년들에게는 3년간 현금 월 30만 원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고 납입액의 35%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이 후보의 구상대로면 청년 기본소득에만 연 14조 원(700만 명 대상)가량 필요하다. 그는 세출 조정, 목적세 신설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원 마련 방법 중 하나로 제시한 국토보유세에 대해 이미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윤 후보 역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 취업한 청년들에게 소득과 관계없이 저축액의 최저 15%를 국가가 보조해주겠다는 청년도약계좌 공약에는 형평성 문제까지 나온다.



◇포퓰리즘에 훨씬 민감한 2030=공약의 직접 수혜 대상인 청년들마저 현금 지원책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올 11월 16~1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의 ‘청년 200만 원 지원 공약’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20대와 30대에서 ‘비현실적 공약’이라는 응답은 각각 49.1%와 50.2%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파적 응답을 막기 위해 이 후보의 이름과 기본소득이라는 표현을 없애고 조사했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30대의 경우 부정적 평가가 50대(36.5%)보다 13.7%포인트 높았다.

공동 기획의 청년 분야를 담당한 박선경 인천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청년 세대는 정책 분야 중 복지 정책에 대한 선호가 높다”면서도 “복지 확대를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등 공정함에 대한 민감성이 높기 때문에 현금 살포로 보이는 정책에 대해서는 중·장년층보다 반대 의견이 높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박 3일 충청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공약 처음부터 다시 짜야=결국 2030세대가 지향하는 ‘공정’의 개념이 성별·지역별·계층별로 다층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성 정치권에서 이를 헤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이 청년층의 공정 감수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두 후보의 청년 정책은 대립 쟁점이 아니라 합의 쟁점”이라며 “서로 100만 원, 200만 원 주겠다는 쉬운 길만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60년대 미국에서는 공정이 시대정신이자 소수자에 대한 어퍼머티브 액션(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을 제도화했다. 논란도 됐던 제도지만 이처럼 청년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공정한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지 대해 차별화된 구상이 나와야 한다”며 “공정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단순히 나이만 젊은 청년들을 인재로 뽑아 선대위에 넣는 일까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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