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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꺾이지 않는 '서울 아파트' 열망

신서희 금융부 기자


“대출이 계속 늘고 있는 건 당연합니다. 은행 대출 금리보다 집값이 더 크게 뛰는데 매매 수요가 잡히나요. 그렇다고 대출 총량을 확 줄이면 실수요자들은 어떡합니까”.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한 은행 직원은 이같이 토로했다. 폭증하는 가계대출을 막으려면 주택 매수세를 억제해야 하는데 고작 은행이 개인의 욕망까지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은 덤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보다 9조 6259억 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 9115억 원 늘어 나란히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은 금리 조정 및 대출 총량 규제 등 전방위적 대책을 주문했다. 당국이 몰아치니 주요 은행들은 한 달 새 20번이 넘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당국은 여기에 더해 “대출 금리 상승을 바란 것이 아니다”라며 더 강력한 대출 억제책을 유도했다. 은행들은 주담대는 물론 생활안정자금·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낮췄다. 일부 은행은 유주택자에게는 추가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당국의 초강수에 “실수요자까지 모두 죽이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기에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우리 경제를 균형 있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가계빚을 잡기 위한 통제로 서민 등 국민의 어려움만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을 취재하다 보면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노동·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과 발맞춰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확실한 우상향 그래프라는 믿음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현재의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부채 문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해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동시에 인구 정책 등과도 유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거친 방식으로 강하게 몰아쳐 가계대출 문제를 서둘러 봉합하기보다 정교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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